'재개발로 뿌리 약해진 나무들 방치' 주민들 시청 비난
코퀴틀람의 버크 마운틴(Burke Mt.) 지역에서 쓰러진 나무로 인한 주택 파손 사례가 발생했다.
이 주택은 셰필드 에비뉴(Sheffield Ave.)와 하일랜드 드라이브(Highland Dr.)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17일(일) 아침에 키가 큰 나무가 쓰러지며 지붕에 구멍이 생기는 피해를 입었다.
신고 직 후 소방서와 시청 인력이 출동해 주택의 피해 정도와 함께 주변의 시설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또 수목 전문가들이 파견되어 이 구역의 다른 나무들도 쓰러질 위험성이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웨이드 피얼롯(Wade Pierlot) 소방서장은 “이번 사고는 이 지역의 다른 나무들도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기에 더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이 곳의 거주자인 쟈넷 리(Janet Li) 씨 부부는 시청의 안이한 대응을 비난했다. 이들은 “2주 전에 이미 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고 우리 트럭이 망가졌다. 이후 시청 측에 나무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아침 식사 중이었다는 쟈넷 씨는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을 보고 덜컥 겁이 났다. 그리고 나무가 또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일어났다”며 당시 정황을 전했다. 또 “앞으로 한 동안 지낼 곳을 찾아야 한다”는 그는 “지붕 파손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대략 10만 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인근 주민 한 사람은 “재개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면서 많은 나무들의 뿌리가 약해지고 있다. 뿌리가 잘린 채 서있는 나무들도 많다. 이들이 쓰러지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며 역시 지자체의 대비가 부족했던 점을 지적했다.
버크 마운틴 지역은 최근 재개발과 함께 인구가 크게 늘고있어 주민들이 거주할 집들이 숲에 인접한 경우가 많다.
한편 크레이그 허치(Craig Hodge) 시의원은 “재개발을 시작하면서 여러 위험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해진 나무들이 방치되어 있다’는 주민 불만에 대해서는 “가능한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이라며 “나무들 뿐 아니라 이 곳에 서식하는 생물들과 그 생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