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 끝나는 6월 이전 결판 날 듯
그동안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지난해 말 대법원이 행정부의 상고를 접수한 이후 내년 초에 끝나게 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안에 심리를 하게 될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더구나 이민개혁 문제가 올해 대선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고,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에서 이민개혁법이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2014년 미국 내 1200만 명의 서류미비자 중 400만 명에 대한 추방을 유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표했었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으로 의회의 승인 없이도 시행할 수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서류미비 청소년과 합법 체류자의 부모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하더라도 어린아이일 때 미국에 온 청소년들은 추방이 면제되고, 시민권자나 영주권을 가진 자녀의 부모도 범죄를 지은 적이 없이 5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으면 추방이 유예될 수 있다. 하지만 텍사스 주를 비롯한 26개 주가 대통령 권한 남용이라며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2월 텍사스 주 브라운스빌 연방 지방법원의 앤드루 헤이넌 판사는 행정명령 시행을 일단 중지시켜달라는 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이민법 시행은 연방 정부의 영역으로 주들이 연방 정부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무부를 통해 항소했다. 하지만 뉴올리언스 제5 연방 항소법원 역시 지난해 11월 26개 주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연방 법무부는 항소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다. 도널드 베릴리 연방 법무차관은 연방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문을 통해 ‘하급 법원이 연방 정부의 이민정책을 가로막았고 이는 사법부의 권한에 위배되며, 이같은 판결로 각 주들이 연방 정부가 이민법을 이행하는 것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여전히 오바마의 행정명령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으로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단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켄 팩스턴 텍사스 주 법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국가의 이민정책과 법에 있어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조처인 만큼 의회에서 관련 법을 마련해야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측은 이에 대해 “이민정책은 연방정부가 결정하는 것으로 주가 소송을 제기할 법적 정당성이 없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치 분석가들은 연방대법원이 오는 4월에 심리를 시작해서 회기가 끝나는 6월 이전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