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슈왑 연례 조사, '부자'는 평균 230만달러 재산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에서 100만 달러 순자산을 가졌다 해도 부자 소리 듣기는 힘들게 됐다.
은행 및 주식중개 회사 찰스슈왑이 연례적으로 내놓는 '모던 웰스 서베이(Modern Wealth Survey)'에서 미국인이 생각하는 부자의 순자산 규모는 평균 230만불이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소비자 금융 설문조사에서 미국 가정의 평균 순자산은 69만2100달러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부터 미국에서 상위 1%의 부자가 국가 전체의 자산 중 85%를 보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등의 분석으로 따지면, 230만불은 중산층 이하 가계의 순자산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액수임이 분명하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서 21세에서 75세 사이의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무엇보다 조사는 미국인이 생각하는 부자가 상대적인 점을 제시했다. 즉 연령대에 따라 부자 기준의 순자산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나이가 많을수록 부자의 기준은 높아진다. 베이비붐 세대(1948년-1964년)은 부자의 평균 순자산을 260만달러로 보았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 보다 35%나 높다.
재정적으로 안심을 주는 순자산의 평균 금액은 110만 달러로 나타났다. 그러나 Z세대(찰스슈왑 기준 18~22세) 사이에서는 평균 90만9600달러로 100만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 연령대가 높고 낮음을 불구하고 대다수 미국민들이 부동산을 갈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 이상은 자신이 100만 달러 횡재를 얻을 경우 그 돈을 소비할 것이며, 가장 관심있는 소비 분야는 주거지 구입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같은 생각은 밀레니얼 세대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또 밀레니얼 세대의 4분의 3은 부를 '불연속적인 달러 액수' 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무게를 두었다. 또 이들 중 60%는 1년에서 10년 안에 부자가 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삶을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도 꼬집었다. 여러방면으로 과소비를 이끄는 소셜 미디어가 자신들의 자산 관리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판매처 웹사이트로 향하지 않고 직접 앱 내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기능인 체크아웃을 실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원스톱 쇼핑은 구매활동이 쉬워 자연스레 소비를 이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한 미국인의 59%는 자신이 봉급 생활자라 답했다. 현재 미국의 경기 호조와 낮은 실업률은 소비자들이 빚을 계속 갚아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미국의 최대 은행들은 신용카드 손실이 적어도 10년 내 없을 비율로 자동차와 주택대출의 손실을 앞지르고 있음을 보고있다. 이대로 나가다 상황이 바닥에 떨어질 경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부자 자격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