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근거 없는 정치공세, 내부 고발자 증언 없는 한 무효” 주장
▲ 지난 6월 대선 출정식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그동안 비공개 증언을 진행해 온 하원이 10월 말 본회의에서 채택한 ‘탄핵 조사 공식화’ 결의안에 따라 13일부터 공개청문회를 시작한다. 증인들의 발언은 텔레비전으로도 중계되고, 언론은 이 내용을 가감 없이 보도할 예정이어서, 탄핵 정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주도하게 될 공개청문회는 13일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와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에 이어 15일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증언할 예정이다.
공개 청문회를 맞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근거 없는 정치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부패한 정치인인 애덤 쉬프는 그와 낸시 펠로시의 수치스러운 마녀사냥에 백악관 사람들이 나와 증언하길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백악관 법률팀 변호사들이나, 우리 쪽에서 요구하는 증인들의 증언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이어 “이런 일은 미 의회에서 사상 초유”라고 강조하는 한편, 쉬프 정보위원장이 최근 속속 공개하고 있는 비공개 증언 발언록에 대해 “손을 본(doctored) 문서들”이라고 주장했다. 공개 청문회가 불공평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도 잇따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0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추문을 촉발시킨 ‘내부고발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청문회를 비롯한 탄핵 조사 전반에 효력이 없다(invalid)”말했다. 그러면서 하원이 탄핵안을 처리하고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도착 즉시 사망(dead on arrival)”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와 별도로 측근들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 측에선 전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문제가 된 지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완벽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무것도 잘못된 일이 없다”면서, 녹취록을 읽어보라고 대중에 요구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 CBS>와 인터뷰에서 “탄핵은 고위 공직자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형당할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록을 아무리 살펴봐도, 탄핵 사유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당시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부자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통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에게 4억 달러 가까운 대우크라이나 군사원조금 집행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정치적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곤경에 몰기 위해 대통령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며 탄핵 조사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하는 공화당 측은 그 통화가 법률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정상 간 대화를 통해 원조를 보류했다 집행하는 일이 흔하다고 강조하면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의회가 승인한 대외 원조를, 상대국이 제공하는 조건에 따라 보류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현지의 부패 실태를 우려하고 조사를 요구하면서, 관련 상황에 따라 원조를 보류한 것은 아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씨가 되살아나기 지작했다. 앞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와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대사 등이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취지로 비공개 증언한 내용이 알려졌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의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하원의 소환이 적법한지 여부를 따져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공화당은 ‘내부고발자’와 함께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인 헌터 바이든을 청문회에 부를 것을 9일 요청했으나, 쉬프 정보위원장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