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태풍 망쿳 강타 이후 첫 공공 활동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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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16일(토) 홍콩 시위가 발생한지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시내 도로 청소 작업을 위해 거리에 나왔다. 중국군이 홍콩 공공활동에 참여한 것은 작년 10월 태풍 망쿳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날 오후 4시경, 카우룽통 주둔 막사에서 나온 녹색 티셔츠와 검은색 반바지를 입은 중국군들이 빨간 양동이 등을 손에 들고 홍콩 침례대 캠퍼스 앞 랜프루 로드(Renfrew Road)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중국군이 나오기 전 약 20명의 지역 주민들이 도로의 장애물을 치우고 있었다. 곧이어 소방관과 경찰관들도 중국군 청소 작업에 합류했다.

 

이들 중 한 군인은 PLA의 청소 작업이 홍콩 정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시진핑 주석의 말을 인용해 “폭력을 중단하고 혼란을 제압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PLA 홍콩 주둔을 규정한 개리슨법(Garrison Law)과 기본법에 따르면, PLA는 지역 문제에 간섭할 수 없으며,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공질서 유지와 재난 구호에 동원될 수 있다. 또한 개리슨법에 따라, 군이 공공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군사 훈련 활동 등을 할 경우, 홍콩 정부에 통보해야 한다.

 

제임스 토 쿤선(James To Kun-sun) 민주당 의원은 “PLA의 행동을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수행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개리슨법 또는 다른 법적 근거에 따라 정부가 PLA에게 요청을 하여 이들이 주둔 막사에서 나온 것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만약 정부가 요청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벽돌을 치우기 위해 거리로 나와선 안 된다. 오히려 시위대와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이 있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PLA 병사가 공격을 받는 사태가 일어나 중국군들의 무기 사용이 가능해지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제임스 토 의원은 PLA 군인들이 홍콩 시민들이 PLA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고 중국군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심어주고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레지나 입 라우 숙이(Regina Ip Lau Suk-yee) 전 보안국 장관은 이들은 “군사 임무가 아니라 단순히 홍콩 시민을 도와 거리 정리를 위해 자원 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존 리 카치우(John Lee Ka-chiu) 보안국 장관은 PLA는 자원 봉사 수행을 위해 군사 시설 밖으로 군인을 파견하는 것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 전역 곳곳에서 도로 장애물을 제거하는 자원 봉사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일(화)부터 홍콩대 밖에서는 수백 명의 지역 주민들과 홍콩대 동문들이 폭푸람 로드(Pok Fu Lam Road)를 막고 있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있다. 이들은 건설용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위대들이 설치한 시멘트 마운트와 벽돌들을 제거하고 있다. 비록 도로 장애물 제거하는 작업 과정에서 몇 차례 시위대와의 충돌이 있었지만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폭푸람 로도의 도로 장애물 제거 캠페인을 시작한 맥신 야오 지에닝(Maxine Yao Jie-ning) 폭푸람 지역 의원 후보는 병원 이동 등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도로 장애물 제거 자원봉사에 참여한 전 집행위원회 의원인 프랭크 람 판켱(Franklin Lam Fan-keung)씨는 “파괴하는 건 쉽지만 재건하는 것은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문대에서도 일부 졸업생들이 도로 위 벽돌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16일(토) 기준, 폴리텍대 앞 도로 장애물 제거가 아직 진행되지 않아 크로스 하버 터널이 폐쇄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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