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해제, 국제 사회 '이란 러시(Iran Rush)' 본격화
핵무기 개발 추진 의혹과 관련해 부과됐던 대(對) 이란 제재가 지난해 7월 미국과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이 이란과 합의에 따라 1월 16일 상당부분 해제되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의 '이란 러시(Iran Rush)'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내수시장으로 원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추고 있어 최대 신흥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가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이란 시장 개방은 전 세계 기업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이번 해제에 따라 이란은 그동안 동결됐던 해외자산 약 1000억 달러(약121조 5000억 원)을 되찾게 된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로 복귀해 경제 회복을 이룰 수있게 됐다.
또한, 미국의 국방수권법에 포함됐던 대이란 원유·가스 거래 제한 및 투자규제,자동차·보험 관련 산업 ,해운, 철강, 항만, 소프트웨어 거래 금지 조치 등은 이번에 해제된다. 금융 부문에서는 그동안 동결됐던 미국내 이란 자산이 해제되고 이란 중앙 은행 등 이란 은행들과의 거래 등이 가능해진다.
당시 국방수권법의 핵심은 미 재무부가 지정한 이란 금융기관과의 거래 금지, 석유제품수출 및 판매와 관련된 금융거래 금지 등이었다.
대이란 경제,금융제재는 크게 유럽연합(EU)이 부과한 것과 미국이 부과한 것 등 두 가지로 나눌 수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동안 국제사회가 이란에 부과해온 제재의 상당부분이 16일 핵합의 이행일 선언으로 해제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면 해제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BBC와 CNN 등은 그동안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국가가 부과한 제재가 모두 해제된 것은 아니지만, 원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입 등 경제·금융거래 금지 제재들이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대이란 무기금수조치,탄도미사일 개발, 테러 지원 및 반인권과 관련해 부과된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 탄도미사일 경우 지난해 이란이 에마드 미사일 등을 쏘아 올린 이후 현재 유엔 차원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 채택 여부가 논의 중에 있다.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한 의혹이 다시 제기될 경우는 제재가 다시 복구(스냅백·snapback) 된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이란과 전자금융거래도 가능해지고, 비자도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유럽기업들은 중동 최대시장 이란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은 시가총액 900억달러(약109조1700억원)에 달하는 이란 테헤란 주식시장이 해외투자자들에게도 개방됨에 따라 중동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주식시장은 세계 15위권에 드는 한국 유가증권시장(1월15일 기준 1188조6694억원)에 비하면 10% 수준도 안 되는 작은 규모지만, 중동지역에서는 5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란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이란 핵 개발과 관련한 의혹이 다시 제기될 경우는 제재가 다시 복구되고 진행 중이던 거래와 투자도 모두 무효로 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이다.
또 미국 국적 투자자들 이란에 직접 진출하려면 별도로 해외자산통제국(OFAC)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의 안정성과 분리되는 위험이 존재한다.
이같은 리스크 때문에 이란 증시에 제제해제 초반 러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계 기업이 아니더라도 국제적인 대규모 금융투자회사라면 지나친 위험요소를 보유한 이란시장 투자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내부규정 준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국 법무법인 셔먼앤스털링(Shearman & Sterling)의 댄포드 뉴콤 변호사는 "주요 유럽금융투자회사들도 미국과 거래를 하면서 미국식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도입했다"라며 "이란시장에 미국 경제제재가 상당 부분 남아있는 상항에서 쉽사리 투자를 강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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