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스파이 행위 등으로 '은밀하게' 호주 정치 시스템을 장악하려 한다고 호주의 전직 정보기관 수장이 주장했다.
던칸 루이스 전(前) 호주안보정보원(ASIO) 원장은 22일 자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호주의 정치권 인사 누구라도 겨냥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루이스 전 원장은 인터뷰에서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간섭은 은밀하다"면서 "그 효과가 수십 년 동안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눈에 띄면 너무 늦다"고 강조했다.
5년간 호주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9월 퇴임한 루이스 전 원장은 퇴임 후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루이스 전 원장은 "어느 날 일어나 보면 호주에서 일어난 일들이 우리나라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공동체 또는 재계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서 "기본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장악하려는 것이며 해외에서 조종한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전 원장은 상원의원직에서 결국 물러난 샘 다스트야리 전 연방상원의원 파문을 예로 든 뒤 "정치권에 있는 누구라도 잠재적으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면서 "피해망상 현상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수준의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은 “갈등상태에 있는 호주와 중국 간 관계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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