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에 집중, 대부분 대마 성분 들어간 담배 흡입
▲ 올랜도 센트럴플로리다대학으로 연결되는 유니버시티 선상의 한 주유소 앞에서 직원이 전자담배 '쥴' 판매 홍보판을 흔들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미 전역에서 전자담배와 관련한 폐 질환 발생 건수가 더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 액상형 전자담배(e-cigarette)나 유사 제품으로 인한 폐 질환 환자가 전국에서 21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보다 120건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자담배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미국내 24개 주에서 최소 42명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전자담배로 인한 폐 질환 환자가 나오지 않은 곳은 알래스카주가 유일하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에서도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사망자가 제일 많이 발생한 주는 캘리포니아주와 일리노이주에서 사망자가 각각 4명이 나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환자는 전자담배를 피운 뒤 고열과 극심한 피로감,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는 이미 회복이 힘들 정도로 폐에 손상을 입은 경우가 많았다. 지난 12일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17세 소년은 전자담배를 흡연한 뒤 양쪽 폐를 모두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환자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20대와 30대 젊은 남성들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일반 상점이 아니라 길거리나 친구들에게서 전자담배를 구매했다. 대부분이 THC, 즉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담배가 왜 폐 질환을 일으키는 건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최근 CDC는 합성 비타민 E 오일이 문제로 보인다고 발표했는데, 환자 29명의 폐에서 추출한 흉수를 검사한 결과,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전자담배 액상에 들어가는 비타민 E 오일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CDC는 전자담배 종류나 성분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방 정부는 지난 9월 연방 보건 당국은 박하나 멘톨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자담배가 청소년에게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자담배 규제로 해결될 일이 아니란 지적도 있다. 오히려 암시장을 활성화할 우려가 있다며 전자담배 업체가 이런 규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뉴욕주는 지난달부터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 판매를 대부분 금지할 예정이었으나, 전자담배 업체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현재 법원 명령으로 시행이 정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