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12월 말까지 평화협정 택해야 ‘윈윈’ 한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첫날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라고 세계에 외쳤다.
이어 그는 지난 4월 미국에 ‘연말까지 새 셈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구했다. 김정은이 바라는 ‘새 셈법’이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와 주한미군철수가 포함된 평화협정 체결임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그런데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국방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연말 시한’에 대해서 이는 미국이 설정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설정한 것으로 미국은 북과의 협상에 ‘시한’이 없다. “미국은 비핵화 문제에 25년 동안 매달려 있었으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둥 트럼프조차 할 수 없는 느긋한 발언을 했다.
이는 비건이 북 미 군사력 비교에 전혀 소양(素養)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그 말 많은 트럼프조차 북한의 연말시한 요구를 무시하는 발언은 해 본적이 없음을 곱씹어 봐야 한다.
김정은이 일대 결단으로 한 발언 즉, ‘연말시한’을 망각하고 흐지부지하는 바보가 아니기에 2020년 신년사가 나오기 한 달 전인 오늘에도 국무위원회, 외무성 등을 통해 똑 같은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가 집권한 후 8년 간 그를 지켜 본 한국의 정계 인사들은 ‘그는 빈말을 한 적이 없다’고 평가한다. 북한 측과 대화해 온 미국 측 인사들도 거의가 이에 동의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유예 결정을 두고 미국 정부가 '재연장'이라고 해석한 것도, 한국정부는 "아전인수격 해석", "우리는 종료를 유예한다는 입장이니 오히려 종료에 방점을 둔 건데 미국은 뒤집어서 한국이 재연장을 한 것“으로 발표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의 교활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실례라 하겠다.
트럼프는 대북 적대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김정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백악관 참모, 각료 등 주변 눈치를 보며 허송세월, 연말을 한 달 정도 남기고 있는 오늘에도 새 계산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11월 중 김정은의 행보를 보면, 서부전선 최남단 연평도 가까운 창린도 섬방어대 해안포 중대 포진지 기습 방문, 전투비행술대회 참관, 낙하산 침투 훈련 시찰 등 최전방 부대 사기 진작 차원의 나들이를 계속하고 있다. 다시금 전쟁 준비를 하겠다는 태세다.
이는 미국의 싱가포르 회담 공동성명 불이행과 동족이라며 철석 같이 믿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미국 추종 정책에 실망하는 등 한미 양국에의 불신이 커진 결과다.
게다가 최근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비롯해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 김명길 순회대사 등의 발언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미국의 시간 끌기 회담에는 관심이 없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진전을 위해 고심 중이라는 게 백악관의 최근 발표다. 그 고심이 연말 이전에 그쳐서 즉시 북한이 요구하는 새 셈법을 가지고 대화하자고 나서야 북미 핵대결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비건처럼 트럼프가 ‘연말시한은 북한이 정한 것’이라며 여유있게 해를 넘긴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태도에 실망, 약속대로 새해 첫날 신년사에서 미국이 크게 당황할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
그 때 미국이 3차북미정상회담을 갈망한다 해도 이미 때는 늦어버릴 것이다. 국제외교에서도 알맞은 때를 놓치지 않고 붙잡아야 승리하는 법이다.
2017년 11월 5일 켈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그래그 로리 목사는 성경 본문 해석을 근거로 들며 ‘세계의 종말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이 (북한과의) 핵전쟁으로 폐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3억 3천만 미국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나 로리 목사의 경고가 기우에 불과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 연말 시한 전에 북미 평화를 위한 새 셈법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