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춘절이 가까워져 오는 이맘때면 홍콩도 막바지 추위에 떨곤 하는데 올해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북반구 전체를 휩쓸고 있는 강력한 북극 제트 기류의 영향으로 홍콩 기온이 기상 관측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24일 오전 한때 도심 기온은 3도 미만까지 떨어졌으며 신계 북구 지역은 그 이하로 기록되기도 했다.
홍콩 사람들을 설레게 했던 눈 소식에 대해서 홍콩 기상청은 ‘그럴 수 없다’고 밝혔지만, 페이스북에는 판링에 눈이 내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출처 불명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동안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해서 울상을 지었던 방한용품 업체들은 갑자기 기온이 크게 내려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자, 스카프, 전기담요, 히터부터 오리털 자켓, 이불까지 마치 얼마 전까지 겨울치고 더운 날씨를 불평했던 일은 없었던 것처럼 상점마다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추운 날씨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팟 레스토랑의 인기도 정점을 찍었다. 코즈웨이베이에 인기 있는 일본식 핫팟 레스토랑 모우모우의 점장은 “날씨가 추워지면 홍콩 사람들은 핫팟을 먹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경우 추위가 절정을 이룬 지난 주말에 이어 한 주 동안은 유니폼 규정을 느슨하게 적용해 여아들의 경우 치마를 입지 않아도 되고 유니폼 위에 오리털 자켓을 입어도 된다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홍콩은 유례없는 더운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11월은 188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온도가 높아 11월 한 달 평균 기온이 24도로 평년보다 2.2도나 높았으며 12월 역시 평년 12월 평균보다 1도 이상 높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