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하락, 높은 부동산 가격 및 물가 등이 주요인
(사진=scmp)
높은 아파트 임대료 및 물가, 긴 근무시간 등 이유로 홍콩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전 세계 82개 도시 중 52위를 기록하면서 싱가포르, 상하이, 타이페이보다 뒤쳐졌다. 이밖에도 지저분한 도시거리, 심각한 오염 수준에 대한 의견으로 5년 전인 2014년 10위에서 크게 하락했다.
해외거주자 네트워크 사이트인 인터네이션스(InterNations)가 지난 2월과 3월 기간 전세계 2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도시별 최소 50명 이상이 응답해야 순위가 반영되며 올해는 작년 68개 도시에서 82개 도시로 증가했다. 홍콩은 작년 49위보다 순위가 3단계 하락했다.
홍콩은 이번 순위에서 세계에서 5번째로 살기 비싼 도시를 기록했으며 응답자 10명 중 9명이 홍콩의 높은 부동산 가격과 협소한 아파트 크기에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지저분한 거리, 심각함 오염수준 등 홍콩 환경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30%는 삶과 일의 균형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올해 아시아 도시들이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차지했다. 타이페이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쿠알라룸푸르, 호치민시티, 싱가포르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외국인들은 타이페이의 높은 삶의 질, 낮은 물가, 저렴한 아파트 임대료에 높은 점수를 줬다. 홍콩의 라이벌 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우, 삶의 질, 정착의 용이성, 근무 환경, 가족과의 생활, 개인의 재정 상태 등 5개 카테고리에서 모두 홍콩보다 월등히 높은 등급을 받았다. 43위를 차지한 상하이도 3개 카테고리에서 홍콩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홍콩에 대한 긍정적 의견으로는 응답자 중 96%가 교통 인프라가 편리하고 도시가 안전하다고 답변했다. 홍콩은 싱가포르, 상하이 등과 비슷한 도시 안전성 수준을 기록했지만, 인터네이션스는 이번 설문조사가 시위가 시작되기 전에 실시된 조사 결과를 감안할 때 지금은 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에서 약 30년 거주한 프랑스어 교사인 로이스 파비오(Loeiz Pabiot)는 본인은 아직 다른 도시로 이주할 계획이 없지만 상당수의 외국인 거주자들이 다른 도시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콩 내 정치적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부 사람들은 유럽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내 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홍콩 경제 침체로 인한 고용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적 자원 컨설턴트 업체인 AMAC의 알렉사 쵸우(Alexa Chow) 전무이사는 “홍콩이 외국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계속 된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의 접근성, 낮은 세율, 강력한 법치, 우수한 인프라 등 긍정적인 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 홍콩 시위로 인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현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약 사회 불안이 6개월 더 지속된다면 이들은 싱가포르나 상하이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본다. 사회가 불안하다면 과연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만약 홍콩 시위가 계속 지속된다면 수많은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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