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현재의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나친 시장 호황에는 역풍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을 통해 제기됐다. 사진은 현 주택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Nine Network의 로스 그린우드(Ross Greenwood) 금융 섹션 편집책임자. 사진 : ‘도메인’ 뉴스 영상 캡쳐.
시드니-멜번, 낮은 기준금리로 ‘부동산 광풍’ 다시 올 수도
경제학자들 경고... 2년간의 침체기 가격 하락, 12개월 만에 회복 예상
최근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시드니와 멜번의 부동산 시장이 2017년 이전과 같은 지나친 열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에 힘입어 예비 구매자들의 적극적인 구매가 호주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두 도시의 주택 가격이 너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흐름을 감안할 때 내년 초까지는 주택 가격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지난 2년여 이어진 침체 당시의 하락폭을 12개월 만에 회복할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시드니와 멜번은 지난 3월 이후 6월 및 9월 분기 사이에 중간 주택 가격이 약 5%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은 연방 총선에서 자유-국민 집권당의 재선,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은행 규제기관의 담보대출 신용기준 완화가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세인트 조지(St George)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베사 데다(Besa Deda) 연구원은 “낮은 금리에 판매용으로 나오는 매물이 적어서 주택 가격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매물이 적기 때문에 주택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며, 여기에 침체기 동안 주택 가격이 워낙 낮아졌던 것도 한 요인”이라면서 “RBA가 금리를 인하하고 거시 경제적 규제가 완화됨으로써 시장 성장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다 연구원은 “다만 시드니와 멜번은 대부분의 예상보다 더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컨설팅 사인 ‘도메인’의 트렌트 윌트셔(Trent Wiltshire) 수석 경제학자는 두 도시의 주말 경매 낙찰률이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극단적으로 높은 낙찰률 및 광적인 입찰과 같이 2017년 이전의 열풍 처럼은 아니지만 조만간 그런 현상이 재현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AMP 캐피털의 셰인 올리버 수석 연구원 또한 주택 가격 반등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면서 “시드니와 멜번의 연간 부동산 수익은 약 20%로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매자 활동은 지난 시장 호황의 끝자락인 2017년에 비해 약한 편”이라며 “낮은 경제성장, 낮은 임금상승과 낮은 소매 판매실적, 저조한 노동력 활용 등 호주 경제의 취약해진 상황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장 상황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NAB은행의 알란 오스터(Alan Oster) 수석 연구원도 구매자들이 예전 호황기와 같은 구매 활동을 보일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하지만 이미 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가격은 상당히 오르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의 주택 시장 강세에 대해 “호주 신용자산평가원(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의 주택담보 대출 완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세인트 조지 은행의 데다(Deda) 연구원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주택 가격 상승도 완화될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서는 지속적인 가격 성장이 예상되지만 역풍의 조짐도 보이고 있으며, 그것이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