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지구촌은 새해 첫날 해 뜨는 시간은 각각 달랐지만 기대 속에 2020년을 맞이했다.
대형 산불 사태에 직면한 호주나 반정부 유혈 시위 등으로 몸살을 앓는 국가, 새해가 다른 달력을 따르는 이슬람 지역까지 불꽃놀이를 포함한 새해 맞이 축제가 펼쳐졌다.
현재까지 가옥 1천채가 전소되고 10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는 일각의 반대에도 시드니 항구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강행했다.
여기에 새해 축제에 인파가 몰리기도 했지만,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는 화염으로 붉어진 하늘 아래 이재민들이 대피했고 다른 지역의 일부 행사도 취소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1일 바티칸에서 열린 새해 설교에서 "벽이 아닌 다리를 놔야 한다"며 사람들 간의 화합을 당부했다.
스페인 코르네야 마을은 지난 2004년부터는 12시간 먼저 새해를 축하한다. 주민 대부분 80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늦은 밤까지 축제는 피하려는 '배려'로, 올해도 스페인 전통 의상을 입고 마을 광장에 모여 포도를 먹으며 축하했다.
<프랑스 샹제리제의 새해맞이>
유명한 거리 축하 행사가 열리는 독일의 브란덴부르크 게이트는 인파가 몰려들기 전인 오후 7시 이미 길목을 차단하고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필리핀에서는 행운을 기원하는 긴 국수를 먹는 등 독특한 새해맞이 축제를 열었다.
올해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에서는 신정을 맞아 전국의 사찰과 사당을 찾았으며, 특히 '레이와'(令和) 시대의 첫 출발을 축하했다.
북한은 31일 김일성광장에서 만수대예술단, 국립민족예술단 등 예술단체의 공연과 축포로 새해를 축하했다.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등 이슬람력을 따르는 국가는 이미 지난 9월 1일 새해가 시작됐지만, 역시 불꽃놀이나 거리 행사 등 다양한 축제가 벌어졌다.
다만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도 율리우스력에 따른 새해(1월 14일)를 전통적으로 축하하지만 1월 1일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11개의 시간대에 걸쳐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새해를 보낼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단결'을 강조한 신년사는 11개 시간대에 맞춘 자정에 각각 방송을 탔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