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과 공동 1위… 여성 부문 미셸 오바마, 2년 연속 1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올랜도 외곽의 한 노점이 각종 트럼프 대통령 지지 홍보판과 깃발을 내걸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매년 연말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파악하는 여론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각각 18% 응답률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을 포함, 이 조사에서 열두 번째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갤럽은 지난 1948년 이후 매년 이 조사를 실시했는데, 앞선 72차례 조사에서 58번이나 현직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2017년에 응답률 14%에 머물렀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13%로 더 떨어졌다. 갤럽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년차에 직무수행 지지도 36%에 머물고, 2년차에도 40%에 턱걸이하는 등 인기 없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존경하는 인물’ 순위에서도 처졌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3년차인 2019년에는 지지도를 45%까지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인기를 유지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17년에 17%, 이듬해인 2018년에도 19%로 높은 응답률을 유지했다. 퇴임 후에도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한 대통령은 앞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뿐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존경하는 사람들은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놓고, 민주당 지지층은 41%가 존경한다고 답한 데 비해, 공화당 쪽에선 3%에 불과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45%가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고, 민주당에선 2%에 머물렀다.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려
민주당 쪽도, 공화당 쪽도 아닌 사람들 사이에선 두 사람에 대한 존경 의사가 엇비슷하게 나왔다. 중도ㆍ무당파 집단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꼽은 사람은 12%였고, 트럼프 대통령을 택한 경우는 10%였다.
어쨌든 미국 사람들은 주로 대통령들을 존경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 동안 조사에서 전ㆍ현직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1위에 오른 경우는 단 세 차례뿐이었는데, 2차 세계대전 직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그 뒤로 1970년대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 그리고 1980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수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이번 순위에 오른 사람들을 남성부터 살펴보면, 정치권에서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애덤 쉬프 하원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경제계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포함됐다. 종교계에선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혔다. 이들은 모두 2% 이하 응답률로, 트럼프 대통령ㆍ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컸다.
여성 부문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가 10%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위를 차지, 여성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했다. 2위는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가 5%를 얻었다. 이 밖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그리고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양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의 경우 정치인이 많지 않은데, 10위권까지 훑어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 밖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