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장관 “전반적으로 낙관, 성장률 최대 2.5% 예상”
▲ 올랜도국제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하강하고 있는 델타 소속 보잉 여객기.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보잉 ‘737 맥스’ 사태 때문에 기대보다 0.5%P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2일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서 “보잉의 상황이 GDP(국내총생산)를 낮출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보잉은 (미국의) 최대 수출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잉사는 주력 기종 중 하나인 ‘737 맥스’ 생산을 이달 중에 일시 중단할 계획인데, 앞서 생산한 물량도 세계 곳곳에서 주문 취소가 이어지면서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잉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미국의 대외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보잉이 ‘737 맥스’ 생산을 중단하는 이유는 잇단 사고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737 맥스’ 2대가 추락해 340명 이상 사망했다. 사고 원인을 살핀 현지 당국의 조사와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시한 감사에서 소프트웨어 오류와 배선 불량 등 기체 결함이 속속 드러났다.
므누신 장관의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 배경은 보잉사와 수백 개 회사가 연관되어 충격파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항공기 제조업은 기술과 기계, 전자, 화학, 소재업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산업인데, ‘737 맥스’ 생산 중단 여파로 협력업체와 부품 공급사들의 매출과 운영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므누신 장관은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5%까지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잉 문제는 악재이지만, 경제 성장을 견인할 몇 가지 호재들이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롭게 타결한 북미 3개국 무역협정인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그리고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 등을 호재로 거론했다.
중국과의 무역 합의는 1단계 합의 서명식이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13일 미국을 방문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오하이오주 톨레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명식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연례 보고서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성장률을 1.0%, 일본의 성장률은 0.7%로 전망했는데, 미국은 1.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므누신 장관이 예상한 최대 2.5%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선진 경제권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