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동구 밖 품 넓은 느티나무
평상 위 고목처럼 앉아 기다리던
어깨 위로 회한(悔恨)의 시간이 저물고
서울가는 완행열차로 가출했던 아이
느티나무 한쪽 가지 썩어 부러지도록
쌓인 그리움은 수십 년
놓인 그대로였다
철없던 밤기차 도시로 도망치듯
고단한 서울 살이 팍팍했을 세월은
이제 동승한 새벽 어스름을 헤치고
고향 찾아 돌아오는 길
그믐달도 애써 밝히고
다소곳한 아내와 함께 아비가 되어
그들만의 자식이었던 아이들을
할머니 품에 안기고
스무 해 겹겹이 껴안았던 그리움은
여장(旅裝)을 풀었다
닮은 사람들, 닮은 눈으로 나누던 대화
만남과 헤어짐 사이에 침묵이 끼어들고
그들은 막연히 함께 살 날을 기대하며
저무는 강을 건너갔다
어머니는 다시 노을 등지고 눈물 훔치며
그리움 묻어 둘 뒷곁으로 나가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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