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2020년 아카데미상 중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Best Picture) 후보에 자랑스럽게 잘 만들어진 ‘기생충’과 함께 선정된 영국영화 ‘1917’은 세계 제1차 대전 프랑스에서 벌어진 영국군과 독일군의 접전 중 연락이 두절된 아군(영국군) 지휘관에게 천육백 명 젊은이들의 생사가 달린 작전지시를 적진(독일군)을 뚫고 전달해야하는 임무를 맡은 청년의 이야기다. 독일군이 점령한 마을을 건너야만 하는 전령병은 마을입구에서 지금까지 함께했던 동료들과 헤어져 트럭에서 홀로 내려야했다. 홀로 내리기 직전 트럭 내 전우들이 그의 행운을 기원하며 술이 담긴 (군용)수통을 건네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왜? 술이 아니고 물이었다면 대단히 싱거웠을 장면이다. 이렇게 장엄하고 극적인 상황에서 생명의 필수인 물 보다 몸에 해로운 약물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반갑다고 술, 축하한다고 술, 이별이라 술, 슬퍼서 술, 취해보자 술... 위스키, 보드카, 포도주, 막걸리 등등 술도 이유도 가지각색이나 물 파티는 들어본 적이 없다.
2020년 역시 음주운전 업무로 시작되는 양상이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술파티 후 신년 초부터 법원으로 출두할 기회를 얻은 남성들로 인해 변호사들도 덩달아 바빠지는 것이다. 매년 그렇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음주운전 혐의 여성을 변호한 적은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NSW 에서 음주운전 관련하여 초범에게 적용되는 현행법은 아래와 같다.
주목해야할 사항은 벌금, 운전면허 정지 외 추가로 Interlock 제도가 있다는 것이다.
Mid Range와 High Range의 경우 운전면허 정지 기간을 대폭 줄여주는 대신 자동차에 Interlock 장치를 설치하여 매번 운전 시작 전 무음주 확인절차를 걸쳐 확인 후에만 자동차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다. 자동차와 운전이 생사가 걸린 현대사회에서 매우 합리적인 제도이나 유지비용이 수천 불에 달한다는 점 유의해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면 법원출두서(Court Attendance Notice)를 받게 된다. 이것을 받고나면 변호사를 선임할지 본인이 직접 처리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하는 편이 나으나 비용을 아끼려면 본인이 직접 나서도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다. 통역을 부탁하면 좋은 호주 법원에서는 무상의 통역사를 제공한다. 단정한 복장, 준수한 모습으로 판사 앞에 서서 통역관을 통해서 진실하게 사정한다면 경우에 따라 변호사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직업이 변호사라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으나 초범일 경우, Low Range 경우, 돈이 없거나 변호사 비용이 아까울 경우 고려해볼 일이다. 자신의 운전기록(Traffic History)과 운전의 필요성을 적극 어필하는 것이다. 영어를 못해도 말주변이 없어도 유식하고 유창한 통역사가 나보다 낫게 표현해줄 것이라 걱정할 필요는 크게 없다.
술통을 건네받은 1917 주인공은 술기운과 상관없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음주운전도 극복할 수 있는 장애물이다.
면책공고 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