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서울 김민정 객원기자>
일본과의 빙하기가 해빙 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방문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시작과 함께 해빙 조짐을 보이던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여행 수요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다시 얼어붙는 모양새다.
일본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며 커진 불안감에 여행심리가 주저앉았다. 자발적 불매가 낳은 NO재팬이 안전에 대한 우려로 여행을 기피하는 NO재팬으로 바뀌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의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총 355명이 감염됐다. 아직 2600여 명은 검사 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라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크루즈선 뿐 아니라 홋카이도와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일본 열도 전역에서도 확진사례가 나타나고 있단 것이다. 이날 현재 일본은 크루즈선을 제외하고 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상당수는 감염경로 추적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일본 열도를 덮치며 일본 전역은 여행위험지역이 됐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11일 일본을 일부 동남아 지역과 함께 여행자제지역으로 정하고 여행 최소화를 권고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겸 중수본 부본부장은 "일본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감염경로가 매우 불분명한 사례들이 보고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여행수요는 다시 바닥을 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로 지난 하반기부터 지속되던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던 상황에서 다시 위축됐다. 지난 반 년 동안 일본여행 수요 감소는 정치 갈등에 따른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2월부터는 보건·안전 상의 이유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당초 상반기 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던 일본여행수요 회복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내다본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달 설 연휴 당시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일본여행수요가 반등하는 조짐이 보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최대 일본여행 커뮤니티 '네일동(네이버 일본여행 동호회)'이 운영을 재개했고, 지난해 설 연휴 인기 여행지로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이 인기 여행지로 거론됐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9만7000명으로 저점을 찍은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12월 24만8000명을 기록, 서서히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행불매 악재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악재가 덮치며 예상이 어긋나게 됐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도 당장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여행업계는 여행심리를 이끄는 요인으로 정치갈등보다 경제적 요인이나 전염병 등 천재지변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만큼,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여름에나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