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및 저소득층에 긴급수혈
▲ 구호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캐리람 행정장관(가운데) (사진=scmp)
홍콩 정부는 우한폐렴바이러스(COVID-19) 발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및 저소득층들에 대하여 총 250억 홍콩 달러에 달하는 구호책 제공을 약속했다. 14일(금), 캐리 람 행정장관은 비상 대책을 위한 기금을 두 배로 늘릴 것이며 타격받은 특정 산업의 기업 및 근로자,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가된 구호책에는 홍콩에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며 병원 당국에 47억 홍콩 달러의 재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에게 1회성 현금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개인 여행사 및 소매업과 요식업에 각각 8만 홍콩 달러와 8만 ~ 20만 홍콩 달러의 현금 보조금이 지급된다.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저소득층에게 평균 5천 홍콩 달러의 추가 보조금 지원, 학생에 대한 보조금을 3천5백 홍콩 달러로 인상, 유치원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밖에도 정부 하청업체에 고용된 경비원과 청소원들은 매달 1천 홍콩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건설 현장과 아파트 건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수 있도록 건설 현자 근로자 24만 명에게 개선된 보호장비가 지급되며 아파트 검역을 위해 건물당 2만6천 홍콩 달러를 지급한다.
판링의 판밍 아파트(Fai Ming Estate)와 포탄의 춘영 아파트(Chun Yeung Estate)에 입주한 가정에게 가구당 6천 홍콩 달러를 지급한다. 정부가 당초 이 두 곳을 검역소로 지정했으나 거주민들의 반대로 방화와 건물 파손이 일어나면서 결국 철회되었다.
정부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에 물이 묶인 330명의 홍콩인들과 후베이성에 갇힌 약 2,200명의 홍콩인들에 대한 구출 의지를 밝혔다. 존 리카치우 보안국 장관은 “일본 당국에 홍콩 탑승객들을 크루즈가 아닌 육지에서 격리할 것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홍콩인 탑승객들을 홍콩으로 구출할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일본 당국과의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5일 홍콩에서 내린 일부 승객 중 양성 반응이 나타나면서 2월 3일부터 일본에 정박된 채 격리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후베이성 30개 도시에 머물고 있는 홍콩인 2,200명과 연락이 닿았으며 그 중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에게 약품과 기타 도움을 제공했으며 2차 감염없이 홍콩으로 안전하게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디즈니랜드가 확장을 위해 확보한 토지에 정부가 임시 검역소를 지을 수 있도록 디즈니랜드측에서 허가해줬다고 말했다.
병원당국은 47억 홍콩 달러 상당의 긴급 수혈을 환영하며,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임시 주택 및 보조금 제공, 개인 보호용품 지급, 실험실 지원 강화, 위생 및 물류 강화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시윙 관광 부문 의원은 1월에 코로나19 발발 이후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수입이 제로 상태가 된 소규모 여행사 약 1,700개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근로자연합도 청소부와 경비원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환영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마스크 공급이 더욱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요식업협회는 식당에게 1회성 보조금 지급도 좋지만 바이러스 억제와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중국 소재 공장들이 업무를 중단하고 자택근무를 하면서 홍콩 무역 산업이 ‘올 스톱’ 상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역 산업이 이번 정부 구호책에서 제외된 점에 대하여 지적했다.
헬레나 웡픽완 민주당 의원은 “저소득층에 대한 구호책은 좋으나 이번 구호책으로 근로자보다는 회사 사장들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이다. 만약 기업이 보조금만 받고 폐업해버린다면 직원들은 결국 일자리를 잃는 것은 똑같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침체된 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한 명확한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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