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서울 윤보미 객원기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강원도를 제외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현 ‘경계’로 유지했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위기관리 기본방향’에 따르면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이 국내에서 제한적으로 확산됐을 경우 위기경보단계 ‘경계’를, 이어 전국적인 확산 징후가 시작되면 ‘심각’을 발동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제주와 경기 등 강원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감염 확산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임에도 정작 위기대응경보의 ‘심각’ 상향은 빠져 정부가 현 사태를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04명으로 전일 오후4시 기준과 비교해 100명이 증가했다. 대구에서만 확진자 80명이 추가됐고 서울에서는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밖에 경남과 경북에서 각각 4명,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방역대책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9,000명에 달하는 교인의 명단을 확보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누적환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며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범국가적 역량을 총체적으로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측된 위기대응경보는 현 단계인 ‘경계’로 유지됐다. 이날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위기경보 ‘경계’ 단계는 유지하되 ‘심각’ 단계에 준한 총력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판단이 또다시 ‘뒷북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진단검사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확진자 수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미 위기경보단계 ‘심각’의 요건을 다 갖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