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27일 하루에만 신규 코로나19 확진자(確診者)가 505명 발생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505명을 기록했고 누적 국내 확진자는 총 1,76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구에서만 422명이 발생해 이 지역 누적 확진자는 1,100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검사를 받고 있는 의심환자가 2만5천명이 넘고 있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신규 감염자 505명은 같은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 433명을 넘어선 결과입니다. 중국보다 인구가 30분의 1인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늘어나다니 가히 무서운 증가폭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총 누적숫자에서 일본을 멀찍이 따돌리고 중국에 이어 2위에 랭크됐습니다. 도리어 중국에서 우리나라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받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열흘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최대 감염국 중국과 코로나19 감염을 쉬쉬하는 일본에 비해 선진적인 방역대책으로 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급전직하(急轉直下)의 상황은 아다시피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집단 감염 사태에서 출발합니다. 혐재 확진자도 약 80%의 압도적 숫자가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추가 확진자도 대구 신천지교회와 관련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약을 가하는 나라들이 43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있는 중국에서조차 일부 성에서 우리 국민들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신천지 교회만 비난하고 운도 지지리 없다고 한탄해야 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정보가 대단히 왜곡(歪曲)되어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감염검사를 하고 있고 진단속도도 눈부십니다. 27일 현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6만6천명을 넘어섰습니다. 그중에서 1,766명의 확진자가 나온겁니다. 검사 대비 발생률은 100명 중 2.6명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최대 확진자가 존재하는 중국의 경우, 발표 수치에 대한 신빙성(信憑性)이 너무 낮아 여기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일본은 24일 현재 총 1017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해 결과가 나온 975명 중 14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발생률이 검사 대비 100명당 무려 14.3명입니다.
싱가포르는 25일 현재 총 1364명을 검진했고, 결과가 나온 1349명 중 91명이 확진자로 밝혀져 100명당 6.6명입니다.
미국은 24일 기준 총 426명에 대해 검사를 했는데 14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100명당 3.2명으로 나왔습니다.
캐나다는 25일 기준 총 485명을 검진해, 11명이 확진자로 나타났고(100명당 2.2명) 호주는 26일 현재 검사 대상 3000명 중 15명이 양성으로 판명됐습니다.(100명당 0.5명) 영국은 25일까지 총 6795명을 검사해 13명이 양성으로 나왔습니다.(100명당 0.2명)
이상 6개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확진자 비율(2.6명)은 일본(6.6명)은 물론, 미국(3.2명)보다 낮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확진자는 대구경북지역이 80%를 차지합니다.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이라는 인재(人災)가 있기전 전국의 확진자는 30명도 안됐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검사 대비 세계 최소의 확진률을 보이는 나라였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일각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늘어나는게 아니라 발견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검사를 워낙 대규모로 신속하게 하기때문에 많은 숫자가 나오지만 그것이 확산속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적극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검사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검사숫자는 우리나라의 1/154에 불과합니다. 캐나다는 1/136, 일본은 1/60, 싱가포르는 1/48, 호주는 1/22, 영국이 그나마 많아서 1/10 수준입니다.
이들 나라는 우리에 비해 검사 인력과 시설, 정확한 진단 역량 등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미국의 경우 개인 부담 검사비용이 보험을 적용해도 1400달러(약 170만원)에 달하는 등 비현실적인 비용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하루 최대 3800명을 검사할 수 있는데도 지난 18일 단 9명만 검사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도쿄올림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검사숫자를 줄이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금만 의심이 가도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발열시 콜센터로 전화하면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의심자로 분류되는 피검사자는 100% 무료이고,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경우도 모든 비용을 포함해 16만원선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4일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는 어떻게 통제 불능이 되었는가'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뛰어난 진단 능력과 언론의 감시기능, 민주적인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검사 속도와 차량을 탑승한 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ing Through) 선별 진료소를 도입한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취해야 할 일은 공격적 대응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검사 대비 확진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라는 것입니다. 또한 수퍼전파자였던 대구 신천지 교회 등의 의심자 명단을 파악하고 추적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외 창구인 외교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경화 장관이 25일 중국의 일부 성에서 우리나라 방문자 입국을 거부한 것에 대해 “우리는 중국에 대한 대응을 상당히 자제해왔는데, 중국도 이에 상응해 과도하게 대응하지 않도록 계속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는데 이는 너무나 순진한 발상입니다.
중국이 한국인 입국자를 거부하고 말고는 그들의 판단과 고유 권한입니다. 우리가 호의(?)를 베풀었으니 너희도 호의를 베풀라는 감성적 태도를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코로나19에 적용하다니요. 우리나라야말로 사태 초기에 위험을 느꼈다면 중국에 호의(?)를 베풀고 자제할게 아니라 강력하게 선제적 봉쇄를 했어야 합니다. 중국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는 북한이 일찌감치 중국과의 항공 철도 등 모든 운송망을 폐쇄하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이미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관리시스템이 완비된 상황에서 “중국인 입국금지”를 외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닙니다. 외려 중국인이 한국 입국을 회피하는 현실입니다.
코로나19는 조심해야 하지만 중세의 흑사병마냥 가공할 전염병이 아닙니다. 집단의 공포를 하루속히 떨쳐내야 합니다. 작금의 사태는 분명 위기지만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반전(反轉)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4.15 총선을 앞두고 극렬한 이념대립과 정파적으로 서로 비난할 게 아니라 적어도 코로나19가 잦아질때까지 휴전하는 마음으로 힘을 합쳐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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