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억지부리며 정쟁에 이용하는 한국 보수정계와 언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 보건당국과 언론은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1일 “한국과 이탈리아는 매우 선진화된 공중 보건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투명한 리더십으로 발병 첫날부터 매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왔다”고 칭찬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한국이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미국행 항공기 탑승객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는 모습을 평가하며 ‘코리아 모델’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워싱턴 타임스> 등 수많은 미국언론은 국내 어느 언론보다 정확하게 코로나19 관련, 문제의 핵심을 짚어 눈길을 끌었다.
네이선 박 동아시아 정치경제 전문가는 기고문에서 ‘한국은 발병 첫 4주간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높이고 적극 대응을 위해 첨단 기술자원을 확충했다’며 정부는 신용카드사용 내역, CCTV 동선을 추적했고 건강상태를 매일 추적할 수 있는 앱을 의무적으로 다운로드하게 하는 등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재빠르게 추적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한국의 반응은 첨단기술의 자유민주주의가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압박하는 세계적 전염병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신천지 외에, 전광훈 목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 일부 종교, 정치, 언론의 보수주의자들이 한국의 코로나19 악화에 한몫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CNN> 앵커 제이크 태퍼는 3월 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9만 명 이상의 시민을 검사(테스트)할 수 있었다”며 “미국은 500명 정도만 테스트 받았는데, 왜 미국은 이 점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뒤지느냐”고 따졌다.
그런데 코로나19 유행 초기 <조선일보>는 유독 '우한 코로나'라며 중국의 지역명을 강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재난 보도 준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자행했다. WHO는 2013년, 그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신종 감염병에 대해 지역 이름을 넣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여러 비판이 이어짐에도 ‘우한 코로나’를 고집했던 <조선일보>는 정부가 이 명칭 사용에 부정적이자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며 연일 비판 기사를 냈다.
그러나 대구 지역 확진자가 대거 나온 뒤 정부에서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제목에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쓰자, 이에 대해선 앞서 논리와는 정반대로 해당 용어가 대구 지역에 상처가 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바로 앞에서 제기한 주장과 달라지는 조선일보의 보도 자세다.
방역 실패의 경우 책임질 언론이 아니라면 방역을 방해하는 보도는 스스로 삼가야 할 것이다.
한편, 2월 20일 황교안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후신) 대표는 “우한폐렴을 빌미로 혈세를 쏟아 부을 생각이면 당장 접어야 한다”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추경예산 편성을 반대했다가 여론의 뭇매에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본심은 누가 봐도 추경예산 편성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짧고 당리당략에 사로잡힌 그는 코로나19가 더 많이 퍼져야 총선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 신종플루, 메르스 등 이미 여러 차례 전염병 사태를 겪었음에도 검역예산을 지속적으로 삭감, 오늘의 ‘검역 구멍’을 만들었다. 올해 예산안에도 보건복지부가 요청한 현장검역인력 45명 증원 예산을 절반도 안 되는 20명 증원으로 축소시켜버렸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서 세금을 쓰면 안 된다는 게 국민을 위한 공당일까? 황교안의 이 경솔한 발언은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는 물론 미래통합당의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일대 패착이다.
또 미래통합당은 국제사회의 규정을 무시하고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을 고집하며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는데 반해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초기 확진환자 30명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2명뿐이고 이들마저 1월 19~24일에 국내로 들어왔다”고 하는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인 입국금지가 실효성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초기 방역에 성공했음에도 신천지로 인해 지금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국민이 다 알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신천지라는 이름조차 언급하길 꺼릴 정도로 신천지 수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신천지‘를 뜻하는 ’새누리‘(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의 전신)라는 당명까지 지어 준 미래통합당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소문은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