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 ‘마디 그라(Mardi Gras)’의 하이라이트인 시가지 퍼레이드 행사가 2월 29일 호주 공영 SBS TV의 생중계 속에 시드니 옥스포드 거리를 중심으로 성대히 펼쳐졌다.

옥스포드 스트리트의 휘틀람 스퀘어로부터 모어 파크의 안작 퍼레이드까지 이어지는 퍼레이드를 지켜보기 위해 연도에 약 20만여 명(주최 측 추산 30만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성소수자들의 상징 깃발인 무지개 기와 형형색색의 색종이 및 야광 등으로 장식한 200여 대의 이동무대차와 1만2600여 명이 참여했다.

자유당 당원을 자처한 이동무대차가 등장한 순간 3명의 행진객이 기습하는 돌발사고가 발생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행사는 큰 탈 없이 마무리됐다.

올해 42회를 맞이한 마디 그라 행사는 “상관 없습니다(What matters)”라는 주제를 내걸고, 단순히 여성 동성애자(lesbian)와 남성 동성애자(gay)들의 축제가 아닌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간성애자(intersex), 퀴어(queer)를 지역사회에 포함시키는 LGBTIQ+Community의 ‘전체 성소수자의 축제’로 성장했다.

실제로 동성애자들은 42년의 세월 동안 성소수자로서 기성 사회의 한 계층으로 변모했고, ‘금기의 사랑’은 이제 ‘합법화’되는 등 마디 그라 행사의 제반 사항은 급변했다.

그리고 마디 그라 행사는 26년만에 다시 생방송으로 호주 전역의 안방을 찾아왔다.  물론 디지털 시대에 발 맞춰 SBS 측은 전 세계에서 온라인 시청이 가능하도록 지오 블록(해외 접속 차단)까지 풀었다.

1994 ABC…2020 SBS

1994년 세계 가족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는 주제를 내건 마디 그라 행사는 공영 ABC를 통해 호주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동성 결혼 국민투표를 앞둔 2015년 또 다른 공영방송사 SBS 가 마디 그라 퍼레이드를 녹화 중계했고, 올해에는 마침내 생중계의 ‘원대한 목표’를 성취했다.

SBS의 생중계는 호주 전역에서 총 12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간대 시청자 점유율 10%로 Ch10의 7.4%를 앞질렀지만 중계 비용을 고려하면, 1994년의 ‘대박’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마디 그라 생중계는 코미디언 조엘 크레이시(Joel Creasey), SBS뉴스 진행자 나렐다 제이콥스(Narelda Jacobs), 가수 겸 방송 진행자 코트니 액트(Courtney Act) 그리고 코미디언 조어 쿰스 마르(Zoë Coombs Marr) 등이 맡았다.

마디 그라 42… “상관 없습니다

42년의 세월 동안 동성애자들은 성소수자로 기성 사회의 한 계층으로 변모했고, ‘금기의 사랑’은 이제 ‘합법화’되는 등 마디 그라 행사의 제반 사항은 급변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점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표출한다는 ‘마디 그라’ 행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래서 올해의 주제는 ‘상관 없습니다’로 선택했다.

물론 마디 그라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연도의 시민들 수가 한때100만 명을 상회했으나 이제는 20만~30만으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행사 규모는 축소됐지만 그 열기만은 여전하다.

마디 그라 행사의 유래는 196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 6 ‘Stonewall’ 시위

마디 그라 행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드니 옥스포드가에 위치한 동성애자들 전용 술집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계속되자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차별 중단과 관련 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시위(Stonewall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9년 후인 78년 6월 24일 Stonewall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첫 번째 마디 그라 행사를 시드니에서 개최했으며 1982년부터는 각종 예술행사도 병행하기 시작하면서 마디 그라 행사는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1985년 에이즈 발견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시각은 더욱더 차갑고 강경해져 마디 그라 행사는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그러나 어려움을 딛고 강행된 행사는 1988년 호주 건국 200주년을 맞아 원주민 동성애자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제2의 성장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90년대 들어서면서 마디 그라 행사가 지역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각 지역 카운슬들은 행사 후원금마저 앞다투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호주에서 열리는 수많은 문화축제 행사 가운데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호주인에 의해 준비되고 밖으로 유출되는 돈이 전혀 없다는 마디 그라 행사.

이 축제가 시드니 지역경제에 매년 안겨 주는 이익은 한때 1억 달러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보수계층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디 그라 행사는 호주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종합 문화축제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지금은 마디 그라 행사가 과도하게 상업화됐다는 비난 속에 공공기관의 후원은 크게 축소됐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쇠락하고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TOP Digital

 

 

사진설명= (왼쪽부터) 마디 그라 생중계를 맡은 코미디언 조어 쿰스 마르, SBS뉴스 진행자 나렐다 제이콥스, 코미디언 조엘 크레이시, 가수 겸 방송 진행자 코트니 액트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51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5월 이후 다시 ‘오름세’ 호주한국신문 14.07.03.
6550 호주 아프가니스탄 파병 호주 군인 사고로 사망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9 호주 비만 및 과체중, “천식 유발과 깊은 관련 있다”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8 호주 베트남 전쟁 난민에서 남부 호주 주 총독 지명자로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7 호주 호주 10대 2명, 중동 지역 반군 세력에 합류 ‘추정’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6 호주 ACT, ‘호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 꼽혀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5 호주 연방정부, “가정폭력 가해자, 숨을 곳 없다”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4 호주 호주 최고 부자들은 누구... 호주한국신문 14.07.03.
6543 뉴질랜드 주택구매 능력 하락, 건설승인은 최고치 기록 굿데이뉴질랜.. 14.07.09.
6542 뉴질랜드 경찰 피해 수영으로 강 횡단… 맞은편서 기다리던 경찰에 결국 검거 file 굿데이뉴질랜.. 14.07.09.
6541 호주 시드니, 고층 건물 건축 경쟁에서 멜번에 뒤져 호주한국신문 14.07.11.
6540 호주 “아베는 세계 악의 축”... 한-중 교민들, 항의 시위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9 호주 OKTA 시드니, 오는 8월 차세대 무역스쿨 개최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8 호주 한국대사관, ‘한국음식 소개의 밤’ 마련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7 호주 주택임대 수요 지속,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6 호주 ‘One-punch’ 사망 가해자, 검찰 항소심서 추가 실형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5 호주 기차 안서 특정 승객에 폭언 퍼부은 여성 기소돼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4 호주 호주 상위 7명의 부, 173만 가구 자산보다 많아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3 호주 웨스트필드 쇼핑센터 살인사건, ‘삼각관계’서 비롯된 듯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2 호주 NSW 교정서비스, 재소자 ‘자체 생산’ 프로그램 ‘결실’ 호주한국신문 14.07.11.
6531 뉴질랜드 2014 Korean Culture Festival 500여 명 열광의 밤 file 굿데이뉴질랜.. 14.07.11.
6530 뉴질랜드 노동당 총선공약 교육분야에 총력전, 10억불 소요예상 file 굿데이뉴질랜.. 14.07.11.
6529 뉴질랜드 NZ방문-日총리 아베, 집단 자위권 이해 구해 굿데이뉴질랜.. 14.07.11.
6528 뉴질랜드 NZ 우유가격, 캐리 트레이드에 '역풍'될 수도 file 굿데이뉴질랜.. 14.07.11.
6527 뉴질랜드 NZ텔레콤-SK텔레콤, 사물인터넷 MoU 체결 file 굿데이뉴질랜.. 14.07.11.
6526 호주 파라마타 고층 빌딩 건설, 계속 이어져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5 호주 시드니 이너 웨스트 지역 임대료, 크게 치솟아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4 호주 동포 자녀 탁구 꿈나무들, 전국대회서 기량 뽐내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3 호주 상공인연 강흥원 부회장, 17대 회장에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2 호주 김봉현 대사, 호주 정계 인사 면담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1 호주 이스트우드 추석 축제, 오는 9월6일 개최 호주한국신문 14.07.17.
6520 호주 호주-한국 대학 공동 ‘현대 한호 판화전’ 개막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9 호주 한인회, ‘문화예술 전당 및 정원’ 건추위 구성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8 호주 호주 정치인, 노조 관계자도 ‘세월호 특별법’ 청원 동참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7 호주 주택 소유 또는 임대,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일까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6 호주 육아 전문가들, ‘부모환경 따른 육아 보조금 제한’ 비난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5 호주 호주 수영계의 전설 이안 소프, “나는 동성애자”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4 호주 호주 수영(자유형) 간판 이먼 설리번, 은퇴 발표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3 호주 센트럴 코스트서 ‘위기의 남자’ 구한 영화 같은 장면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2 호주 NSW 스피드 카메라 단속, 1억5천만 달러 벌금 부과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1 호주 자유민주당 레이온젬 상원의원, 동성결혼 법안 발표 호주한국신문 14.07.17.
6510 호주 상습 무면허 운전 남성, 2153년까지 ‘운전 금지’ 호주한국신문 14.07.17.
6509 호주 길거리서 인종차별 폭행, 두 캔버라 주민에 ‘유죄’ 호주한국신문 14.07.17.
6508 호주 호주국적 이슬람 전도사, 테러리스트로 체포 호주한국신문 14.07.17.
6507 호주 시드니 부동산 경매 시장, 2주 연속 낙찰률 ‘순조’ 호주한국신문 14.07.24.
6506 호주 SIFF, 제2회 영화제 앞두고 도심서 ‘Art Market’ 마련 호주한국신문 14.07.24.
6505 호주 ‘독도 알리기’ 5km 단축 마라톤 열린다 호주한국신문 14.07.24.
6504 호주 인문학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호주한국신문 14.07.24.
6503 호주 ‘한상대회’ 인적교류,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져 호주한국신문 14.07.24.
6502 호주 ‘월드옥타 시드니’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진 구성 호주한국신문 1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