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광풍’ 파워볼 당첨자 2명 아직 ‘은신중’
이중 테네시 당첨자는 15일 전국 방송에 등장해 복권 당첨 사실을 알리고 복권국에서 당첨금을 수령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주의 당첨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 전문가들은 이번 복권의 당첨액이 유난히 크다 보니 당첨자가 신분을 드러내는데 더욱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각 주마다 당첨자의 이름 공개 여부 규정이 다르다. 1등 당첨 복권이 팔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당첨자의 신원을 공개한다. 당첨자 신원 공개는 복권국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로또 당첨을 공개해서 일반인이 실제로 복권에 당첨됐음을 알리는 것이 복권 판매의 미래에 유익한 반면, 당첨자의 프라이버시와 안전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일리노이의 복권 당첨자 변호사인 앤드류 스톨만은 “이름을 밝히라고 종용하는 것은 마치 로또 당첨자를 상어가 우글거리는 바다에 던지는 것과 같다”고 최근 <에이피통신>에 전했다. 당첨자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각종 시달림을 당하고 나쁜 투자로 이끄는 꼬드김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다. 재정운용 전문가들은 복권 1등 당첨자가 강도를 당하는 일부터 살해되는 경우까지 있다고 지적하며, 당첨자는 가능하면 익명을 요구하라고 당부한다. 미국에서 델라웨어, 캔사스, 메릴랜드, 노스 다코타, 오하이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은 익명을 허락한다. 콜로라도, 커네티컷,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에서도 복권 당첨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변호사 등 대행자를 지정해 상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일리노이와 오리건주는 당첨자의 이름이 알려져 큰 해가 된다고 여겨질 경우에만 신분을 비밀에 부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뉴저지주의 경우 2013년 주 의회는 로터리 당첨자의 신원 공개를 1년간 보류할 수 있는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는 당첨자를 익명으로 할 경우 대중의 흥미를 끌지 못해 복권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의회 통과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리건주는 통상 복권 당첨자의 이름을 밝히고 있으나 지난해에는 바그다드의 한 남성이 자신의 이름이 밝혀질 경우 가족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해 익명 처리를 허락했다. 그는 지난해 인터내셔널 웹사이트에서 메가벅스라는 640만 달러 짜리 복권에 당첨됐다. 플로리다 레이크랜드 주민, 복권 당첨 후 시체로
2006년 레이크랜드시에서 트럭 운전 보조일을 하며 어머니와 함께 살던 아브라함 세익스피어는 상금이 3천만달러에 달하는 복권에 당첨된 후 일시불로 현금 1700만달러를 수령했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몇달만에 사그러들었고 2008년 후반 도리스 디디 무어라는 40대 여성을 만난 뒤에는 블운으로 바뀌었다. 무어는 복권에 당첨된 세익스피어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고 그와 친구가 되면서 수 개월 동안 그의 재정상담을 맡으며 남은 돈과 집을 관리했다. 그러던 어느날 세익스피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당시 힐스보로와 포크 카운티 경찰은 2009년 4월부터 장기간 행방불명된 세익스피어의 자취를 추적해 가던 중 무어의 전 남자친구 주택 뒷뜰의 콘크리트 더미에서 시체를 발견해 냈다. 지문 검사 결과 시체는 세익스피어로 밝혀졌다. 그는 38구경 총으로 가슴에 두 발을 맞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익스피어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무어는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법원은 사건발생 3년여 만에 무어에게 1급 살인 및 총기사용 혐의를 적용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세익스피어의 시신 발견 이후 그의 형인 로버트 얼 브라운은 동생이 복권에 당첨된 뒤 주변 사람들, 심지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도 돈을 요구받아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생전에 그는 '차라리 파산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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