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과 쉽게 만날 수 있게 해 주지만 가상공간에서의 관계가 각 개개인에게는 더 큰 외로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사진: Flickr / Jenna Carver
‘페이스북’ 등 과도한 소셜 미디어 사용, 전 세계 ‘고독감’ 확산
호주 사회학자, “가상공간의 대인 관계가 외로움 가증시킬 수 있다” 진단
디지털 시대는 삶의 전반에서 편리함을 주고 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디지털 기반의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즉각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하지만 가상공산에서의 이런 관계가 오히려 개개인에게 더 큰 고독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 또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호주의 한 사회학자 연구 결과를 보도한 ABC 방송에 따르면 이들이 느끼는 고독감은 더욱 심각해졌다. 소셜 미디어 사용이 많은 젊은이들뿐 아니라 고령층에게도 영향을 주는 전염병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울릉공대학교(University of Wollongong) 사회학자인 로저 파투니(Roger Patulny) 교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자 페이스북(Facebook)에 접속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현실세계에서 더 많은 만남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즘 사람들은 직접 얼굴을 맞대는 만남보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다”는 파투니 교수는 “이들의 만남은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기에 친근감이 형성되는 것과는 반대의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페이스북의 친구가 얼마나 되는지, 또 트위터(Twitter)의 팔로워 수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파투니 박사는 “놀랍게도 소셜 미디어 사용 비율은 가장 외로운 인구 계층이나 반대로 외롭지 않을 것 같은 계층에서 거의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는 고독감이라는 것이 단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방법에 의한 것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파투니 교수는 “만약 사람들이 현실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다면, 이는 외로움을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인정했다. “가령 사람들이 ‘WhatsApp’에 가입하고, 거기서 알게 된 친구와 현실에서 만나 개를 산책시키거나 함께 맥주를 마시는 활동 등이 그것”이라는 얘기다.
소셜 미디어와 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느끼는 고독감을 연구한 울릉공대학교 사회학자 로저 파투니(Roger Patulny) 박사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완화하고자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지만, 특히 호주 고령층에게는 더욱 큰 고독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울릉공대학교 로저 파투니 박사
75세 이상 연령층,
‘고독감’ 위험 가장 높아
파투니 교수는 “고독감을 완화하고자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젊은이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특히 이민 국가인 호주의 75세 이상 연령층에게는 더욱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경우 대개는 소셜 미디어에서 외국인을 찾으며, 거의 고립되어 살고 있고, 가족과의 접촉이 없는 이들이다.
고령자 케어 시설을 제공하는 ‘IRT Group’ 패트릭 레이드(Patrick Reid) 최고경영자는 노인 요양시설에 입주하는 이들을 통해 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IRT Group은 NSW, ACT 및 퀸즐랜드(Queensland) 주에서 요양시설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그는 “이에 따라 ‘IRT’는 입주자들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사회활동을 조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각 출신 국가의 문화적 축하 이벤트(국가기념일 등), 거주자들이 모국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각각의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포함한다.
레이드 CEO는 “고령층이 느끼는 고독감은 즉각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요양시설을 제공하는 우리는 고령층이 느끼는 외로움을 분명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