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 의회에서의 스콧 모리슨 총리(Scott Morrison) 총리(사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비필수(non essential) 서비스업의 잠정 휴업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수많은 실업자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최대 2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 시드니 모닝 헤럴드 뉴스 영상 캡쳐
1932년 이후 최악, 실업률 빠르게 높아질 것... “경제 혼란의 시작” 우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사태에 따른 전 산업부문의 경기 위축으로 수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의 하나로 지난 23일(월)부터 펍(pub)을 비롯해 레스토랑 등 ‘non essential’ 서비스업의 잠정 휴업 조치가 단행되면서 호주의 실업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2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각 경제지표 및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기반으로 향후 최대 200만 명이 실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신문은 서비스업종의 잠정 휴업이 결정된 이날, 시드니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센터링크(Centrelink) 앞에는 실업자 지원 보조금을 신청하려는 대기자들이 길게 이어져 마치 1930년대 대공항을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급격히 늘어난 실직자들의 접속으로 센터링크 웹사이트가 다운됐으며 빗발치는 전화로 연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연방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타격을 받은 실직자를 위한 660억 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조치로 휴업에 들어간 접객 서비스업 외 스포츠 리그인 호주풋볼리그(Australian Football League), 내셔널 럭비리그(National Rugby League),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Village Roadshow’, 여행 서비스 그룹 ‘Helloworld’ 등도 글로벌 경제 침체의 가속화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정부 조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직원의 퇴사조치 또는 휴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실직 상황이 발생하기 전, 호주의 실업률은 5.1%였다. 하지만 경제 부문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실업률은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실업률은 호주에서 20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1932년 이후 최대 수치”라고 말했다.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연방 재무장관은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실업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대신 “대략 100만 명이 특별 코로나 바이러스 지원금을 수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패키지에는 기존 구직자(Jobseeker. 이전의 Newstart) 수당을 받는 이들은 물론 정부 조치로 일자리를 잃게 된 이들 및 1인 사업자가 포함된다.
현재 호주의 접객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전체 근로자의 10%에 이른다. 시드니 CBD(Centrel Business District)에만 펍과 클럽, 레스토랑, 카페 등 1만5천개 이상의 접객 서비스업이 문을 닫게 됐다. 멜번 CBD에는 1만1천 개의 업소가 있다.
지역별로 보면 멜번의 경우 세인트 킬다(St Kilda), 리치몬드(Richmond), 번스윅(Brunswick)은 각 3천 명 넘는 근로자가 퇴출되며 시드니는 도심(Sydney City-Haymarket-The Rocks)에서 1만5,100명, 울티모(Ultimo)에서 4,9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3천 명 이상의 실직자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페드펀-치펜데일(Redfern-Chippendale),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서리힐(Surry Hills), 워털루-비콘스필드(Waterloo-Beaconsfield), 본다이 비치-노스 본다이(Bondi Beach-North Bondi), 포츠포인트-울루물루(Potts Point-Woolloomooloo), 캔터베리-캠시(Canterbury-Campsie) 등이다.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일환으로 정부가 대부분의 사업장을 포함해 필수적이지 않은(non essential) 서비스 업종의 휴업을 단행한 조치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경제적 혼란의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은퇴 시점을 앞둔 고령의 근로자들에게 이번 사태는 특히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5세 이상 남성 실업률은 12.7%까지 높아졌다. 45-54세 남성 실업률도 7.6%에 달했다.
빅토리아(Victoria) 주 케일러 이스트(Keilor East)와 같은 지역(suburb)은 접객 서비스 부문 근로자의 17%가 55세 이상이며 북부, NSW 주 경계 인근의 야라웡가(Yarrawonga)의 경우 이 비율은 30%가 넘는다. 광역시드니의 말라바(Malabar), 라 퍼르주(La Perouse)는 50세 이상 접객 서비스 부문 근로자 비율이 20% 이상, 모나베일(Mona Vale)은 17%에 달한다.
ANZ 은행 수석 경제학자인 캐서린 버치(Catherine Birch) 연구원은 “호주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5개월 사이 4%에서 5.9%로 높아졌던 것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녀는 이어 “실업의 증가는 건강문제를 야기시킨다”면서 “실업률이 높은 기간은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비율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이 위기에서 사회적 소외는 정산건강에 추가 위험을 초래한다는 게 버치 연구원의 설명이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올해 전 세계 GDP가 최대 2%포인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영향이 오랜 시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무디스의 마다비 보킬(Madhavi Bokil) 선임 경제분석가는 “경제활동이 몇 개월 축소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그에 따른 급격한 위험회피 증가는 기업의 자신감 악화, 수익기대 감소, 투자 및 고용 회피, 소비지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많다”고 말했다.
■ NSW 접객 서비스업 실직자 추정
-Sydney-Haymarket-The Rocks : 15,100명
-Pyrmont-Ultimo : 4,900명
-Redfern-Chippendale : 3,300명
-Strathfield : 3,200명
-Surry Hills : 3,100명
-Waterloo-Beaconsfield : 3,100명
-Bondi Beach-North Bondi : 3,100명
-Potts Point-Woolloomooloo : 3,000명
-Canterbury (South)-Campsie : 3,000명
-Byron Bay : 2,900명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19(각 지역별 접객 서비스업 수는 2017년 자료임)
■ 접객 서비스업 실직자 추정
-Melbourne City : 11,000명
-St Kilda : 4,000명
-North Melbourne : 3,100명
-Southbank : 3,100명
-Richmond : 3,000명
-Brunswick: 2,900명
-Carlton : 2,500명
-Prahran - Windsor : 2,500명
-South Yarra-East : 2,200명
-St Kilda East : 2,100명
-Coburg : 2,000명
-Hawthorn : 2,000명
-Box Hill : 2,000명
-Footscray : 2,000명
-Northcote : 1,900명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19(각 지역별 접객 서비스업 수는 2017년 자료임)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