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이들은 고령층 및 만성질환자들로 알려져 있지만 30~50대 연령에서도 이 질병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은 호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 관련 뉴스를 전하는 호주 Skynews 방송 화면.
세계보건기구, 젊은층 사망자 증가... 미디어 브리핑서 ‘경고’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감염 및 사망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해 왔다.
이런 가운데 비단 이들만이 아니라 젊은층에서 감염자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WHO의 질병 전문가들은 최근 제네바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갖고 30~50대 사이 연령층에서 바이러스로 사망한 중국, 이탈리아 및 유럽 지역 사례를 지적했다.
WHO의 전염병 학자인 마리아 반 케르코프(Maria van Kerkhove) 박사는 “우리(WHO)는 이 심각한 질병에 감염된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COVID-19에 감염돼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집중 치료가 필요한 이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지만 일부 국가에서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것은 30대에서 50대 사이 환자들이 중환자실에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케르코프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을 보인 젊은이들 중 일부는 기존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다.
그녀는 “우리가 좀더 확인해야 하는 것은, ‘왜 완화된 증상에서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는지, 반면 어떤 사람들은 심각한 상태에서 증상이 완화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의 긴급대응팀장인 마이클 라이언(Michael Ryan)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젊은 계층에는 심각하지 않다’라는 것은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안심시키려는 한 가지 방법일 것”이라며 “하지만 COVID-19에 감염된 젊은이들에게서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연령층에서도 사망에 이르는 분명한 증가가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및 사망자를 발표하면서 괴로운 표정을 보인 NSW 주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 케리 찬트(Kerry Chant) 박사. 사진 : 7 News 방송 화면 캡쳐
라이언 박사는“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통제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사망자 6명 가운데 1명은 60세 미만이었다”며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최근 5~6주 사이에 집중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최소 10~15%가 50세 미만 연령이었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박사는 이어 “젊은층에게도 이 바이러스가 결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감염을 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며, 이들로 인해 더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WHO의 이 같은 경고는 호주에도 해당된다. NSW 주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인 케리 찬트(Kerry Chant) 박사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집중치료 병실(Intensive care unit)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는 41명의 환자 가운데 30대 감염자는 4명에 이른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