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잃고, 귀국길은 막히고…총영사관 “임시 항공편 계속 마련될 것”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호주 정부의 셧다운 선포 이후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이하 워홀러)들이 그야말로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됐다.

 

‘워홀 성지’였던 호주가 ‘워홀 지옥’이라는 말까지 들리는 요즘이다.

 

호주 노동시장의 가장 하위 부분을 담당하면서도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탈출’마저 쉽지 않은 상황.

 

한국행 비행기의 정기 운항이 일찌감치 중단된 이후 각국의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강화로 경유 귀국도 여의치 않다. 이렇다 보니 한국행 임시 항공편을 예약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시드니에서 한국 인천행 임시 항공편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금방 매진되기 일쑤다. 이를 구하지 못한 여러 워홀러들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채 마냥 귀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런 애타는 하소연은 시드니 총영사관으로 곧장 향하는 분위기다.

매일 항공편 및 비자 등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영사관 측은 긴급 문의를 위해 번호를 늘려 임시 운영 중이며 각 지역에 위촉 상담원도 배치해 두고 있다. (번호는 기사 하단 참조) 영사관 SNS에서도 문의와 성토의 글이 연거푸 게재되고 있으며 시드니 한인회 측도 하루에 최소 60에서 70통의 문의전화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드니 총영사관 이재용 부총영사, “한국 귀국 임시 항공편 편성, 계속될 것”  

이재용 부총영사는 본지와의 전화에서 “추가 항공편이 편성될 때마다 영사관, 대사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계속해서 공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연이어 대한항공 직항이 매일 운항을 했으며 8일에 이어 10일 역시 시드니 발 인천행 대한항공이 운항 예정이다. 단, 검역 관계로 1시간 15분씩 지연 운항이 예상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에서는 8일에 이어 10일, 11일, 12일, 13일과 15일에 임시 항공편이 운항한다. (PM 9시 30분 출발, 단 8, 13, 15일은 PM 8시 30분 출발) 항공기가 운항 예정이다.

현재 브리즈번에서도 한국행 직항 편이 운항 예정인데, 이는 특정 여행사가 단독으로 민간 전세기를 확보해 운항을 추진하는 것으로 10일, 11일 오전 10시에 이어 12일 오전 11시에도 특별기가 운항한다. 이 H 여행사 측은 브리즈번 발 한국행 직항 특별기 운항 2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호주 대사관 측에서는 멜버른에서 출발하는 인천행 임시 항공편 운항 소식을 전해왔다.

17일 오전 10시와 오후(시간 미정)에 두 차례에 걸쳐 임시 항공편이 운항할 예정이다.

한편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해 한인회와 한인 여행사가 에어뉴질랜드 전세 항공편을 추진해 한차례 운항한 바 있으며 10일에도 대한항공을 통해 260여 명의 뉴질랜드 한인이 귀국할 예정이다. 한인회와 해당 여행사 측은 가예약을 한 귀국 희망자들을 위해 대한항공이나 에어뉴질랜드와 협의해 이른 시일 내 모두 귀국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부총영사는 “한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총영사관에서는 항공사 측에 계속해서 임시 항공편 추가 편성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앞으로도 임시 항공편 운항 편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운항 날짜는 항공사 측 결정에 달려있어 다소 탄력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민간 여행사 추진 임시 항공편 예매 시 주의해야

총영사관에서는 민간 여행사에서 자체 추진하는 임시 항공편의 경우, 항공권 예매 전 사실관계를 해당 항공사에 반드시 확인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여행사를 통한 임시 항공권 예매 시 SNS 예약과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광고하는 등, 환불이 어려운 방식의 광고에는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영사관 측은 또, 항공편 편성, 운항 및 예매 등 관련 상황이 수시로 변동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영사관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상세 내용은 해당 항공사, 여행사에 반드시 문의하라고 당부했다.

워홀러 두 번 울리는 높은 운임료  

항공사의 비정기 운항을 단독 진행하는 여행사에서 공개한 운임료를 살펴보면 200명 출발 시 이코노미 2,450달러를 책정하며 (비즈니스석은 3200달러) 탑승할 인원이 점차 늘어난다면 요금을 낮춘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 예매자가 총 267명일 경우, 2,100달러 요금이 적용되는 셈. 이것이 그나마 낮은 운임료다.

이렇듯 비정기 항공기는 평소에 비해 다소 높은 운임료가 부과돼 실직한 워홀러들에게는 ‘언감생심’이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워홀러들의 재정적 부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재용 부총영사는 “민간 항공사 측의 운임료에 대해 인하를 강제할 수는 없어 매우 조심스럽다”며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항공사 상황이 유사한 만큼 앞으로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각 SNS및 정부 부처 홈페이지서 성토와 탄식 쏟아져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추가 항공편도 너무 빨리 매진된다. 특별기가 4월 내내 운항한다 해도 귀국자 수요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매일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를 조금만 더 생각해달라”는 SNS 글이 한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게재됐다. 글을 쓴 이 모 씨는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추가될까 말까 하는 항공편으로는 개인의 고통이 너무 크다. 외교 부처에서 아예 기준을 잡으시고 재외 국민 명부상의 모든 연락처에 링크를 보내서 참여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정식으로 조사해달라”고 성토했다.

또 김 모 씨 는 영사관 SNS를 통해 “애들레이드 교민은 버림받나요? 주 이동이 금지됐는데 시드니 발, 브리즈번 발 비행기를 어찌 탈까요?”라며 애타는 심경을 드러냈다.

호주에 온 지 고작 4개월 남짓 된 최 모 씨도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며 “일자리를 구하려고 돌아다녀도 매번 헛걸음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도 막혀 그냥 주저앉아 울고 싶다”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운임료 조정 및 스케줄 조기 확정, 항공기 대폭 증편 필요해  

최근 한국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도 강력한 호소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달 2일 한국 정부 차원의 전세기를 부탁한다고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우리가 원하는 건 서비스가 아니다. 그저 한국에 갈 수 있는 비행기. 그거 하나면 된다. 우리는 국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에서 힘을 보태준다면 한국에 돌아갈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고 호소했다.   

또 각 워홀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부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이 귀국 희망자들을 위한

특별기를 평상시 운임료로 제공했으면 한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으며 “지금과 같이 개인이 각 항공사에 문의해 항공사의 자체 수요 조사 뒤 임시 항공편을 임박해 띄우거나 취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항공편 증편 일정이 미리 여유 있게 공지되고 운임료도 정상가를 적용한다면 호주 워홀러들이 빠르게 귀국길에 오를 수 있지 않겠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실질적 관심과 국적기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시드니 총영사관, 긴급 번호 개설 및 타주 워홀러 위한 상담원 위촉  

총영사관 민원실 대표전화: 02-9210-0200 / 02-9210-0234

*긴급 개설 번호: 0431-147-360, 0432-079-355, 0432-079-146  (오전 9시~ 오후 5시, 단, 월요일은 17:30까지, 점심시간 12:00 ~ 13:00 제외)

*긴급 위촉 상담원 (비자, 항공편 문의 및 각종 상담 가능)
브리즈번: 김용성 0404 574 651, 이메일 kwsqld@gmail.com
골드코스트: 강석인 0422 190 511 이메일 edwardksi@hotmail.com
케언즈: 이은혜 0422 307 701 onlygrace78@gmail.com
   

주은경 기자(editor@topnews.com.au)  

 

사진설명=해외서 귀국한 이들로 가득찬 인천 공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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