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주거 환경으로 집에서 재택근무 어려워
코비드19로 전 세계 공공 보건에 적신호가 깜빡이면서 대부분 도시들이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재화를 여럿이 공유해 쓴다는 공유경제의 원리가 타인과의 접촉 최소화라는 전염병 예방의 기본원칙과 맞닥뜨리면서 공유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홍콩 대표 공유경제인 공유사무실의 이용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여기에는 홍콩의 주거 환경이 한몫했다.
공유사무실 더데스크(TheDesk) 센트럴점에서 수십명이 앉아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고 야외 테라스 한 켠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일환으로 회사와 근로자들에게 재택근무를 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들은 정부의 권고도 무시한 채 이곳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토마스 후이(Thomas Hui) 더데스크 CEO는 홍콩의 협소한 거주 공간으로 근로자들이 자택에서 재택근무하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데스크는 지난 1분기 동안 신규 회원이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공유사무실을 제공하는 디 이그제큐티브 센터(Executive Centre)는 1분기에 임대된 책상이 전년대비 33% 증가했다고 밝히며 아시아 135개 공유사무실 센터가 올해 1분기 동안 약 9% 성장을 냈다고 덧붙였다.
폴 살니코프(Paul Salnikow) 더 이그제큐티브 센터 CEO는 “기업들이 사무실 장기 임대로 인한 재정적 리스크 감수보다는 현금을 절약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사무실 임대 최소 기간이 3년인데다 독립된 사무실을 임대하려면 사무실 가구 및 집기 구비 등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이러한 투자조차 회사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다.
재택근무하기에 협소한 홍콩의 거주환경뿐 아니라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홍콩의 코비드19 확진자 수가 사람들로 하여금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게 했다는 주장이 있다. 뉴욕의 확진자 수는 11만 명을 넘어섰으며 싱가포르는 5천명을 넘어섰다. 반면 홍콩은 약 1천명 남짓으로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홍콩의 라이벌 국가인 싱가포르의 공유사무실 모습은 사뭇 다르다. 싱가포르 정부가 금융, 물류, 요식업 등 필수 서비스 산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대부분 직원들이 모두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고용주는 무거운 벌금형 또는 심지어 징역형에 처해진다. 정부의 도시 봉쇄로 그동안 스타트업부터 다국적기업들까지 애용했던 공유사무실 제공업체들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공유사무실 저스트코(JustCo.)는 도시 전역 17개 센터의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세계 120개 도시에 8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위워크(Wework)는 계속되는 악조건에 인도에선 사업을 완전 철회키로 했으며, 싱가포르, 중국 및 기타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만 사업을 축소하여 주력하고 있다. 중국, 홍콩, 대만 지점에서는 모든 출입자들의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조치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