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사회·정치적 문제만 부각해 판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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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세계 최대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가 홍콩에 대한 외화표시채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작년 하반기 홍콩 시위로 인한 사회 불안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따른 ‘2차 경제 충격’으로 등급을 조정한 것으로 밝혔다.

 

20일(월), 피치는 홍콩 신용 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홍콩의 신용등급은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피치는 “코비드19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의 결실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홍콩의 개방경제 위상을 감안할 때 부정적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어 “입국 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홍콩 정부의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실업률 증가를 초래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사상 가장 확장적인 예산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본토 관광객이 감소하고 코비드19 감염 예방을 위해 홍콩 주민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홍콩 소비가 급감했다. 홍콩 2월 소매 판매는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3월 최신 실업률은 6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으며 201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피치는 홍콩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1.2% 하락에 이어 올해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도 피치는 홍콩과 중국 본토의 경제, 금융, 사회·정치적 연계가 갈수록 밀접해지고 있으며 홍콩에 대한 중국 중앙 당국의 영향력이 1997년 반환 이후 가장 강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작년 9월, 피치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에 대한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리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당시 피치는 홍콩의 통치체계인 일국양제가 느슨해져 홍콩의 경쟁력이 손상됐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홍콩 정부는 피치의 등급조정에 대하여 실망감을 표명했다.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피치는 지역 경제와 금융시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홍콩 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사회·정치적 문제만을 부각시켜 판단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의 경제 및 금융적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점이 등급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오히려 중국 본토의 강력한 경제 성장으로 홍콩 경제는 수혜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전례 없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제도적 강점과 핵심 경쟁력이 손상되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월, 피치와 함께 3대 세계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a3’로 내렸다. 무디스는 홍콩 신용등급 조정한 데에 대해 홍콩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 정치, 경제적인 우려와 관련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앞선 평가 때에 비해 정부 기관의 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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