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역에서 NSW 주의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특히 시드니의 경우 특정 지역의 상위 1% 부자가 전체 소득의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시드니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하버 사이드(harbour-side)의 한 지역.
상위 1%가 전체 소득 22% 차지, NSW 10.5%보다 두 배
광역 시드니 상위 1%의 부자들이 전체 소득의 11%를 차지하는 등 시드니가 호주 주요 도시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소득 불평등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금주 월요일(1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분석을 인용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하버 사이드(harbour-side) 지역 거주민들의 수입이 시드니 전체 수입보다 많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버 사이드 지역의 더블 베이(Double Bay), 벨뷰 힐(Bellevue Hill), 로즈 베이(Rose Bay), 버클루즈(Vaucluse), 그리고 시드니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지역의 상위 1%가 시드니 지역 전체 수입의 2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도심 인근 레드펀-치펜데일(Redfern-Chippendale) 또한 상위 1%가 이 지역 전체 소득의 19%를 점유하는 등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13 회계연도 자료를 기준으로 NSW 주 전체적으로도 상위 1% 부자들이 모든 소득의 10.5%를 독점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주 및 테러토리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비율이다.
또한 상위 10%의 부자들이 거둬들이는 수입도 다른 주(테러토리 포함)에 비해 차이가 많아 이들이 NSW 주 전체 수입의 34.9%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주 전체적으로 상위 10%가 독점하는 부 33.7%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소득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결과는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서 198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특정 상위 계층의 국민소득 점유 비율 상승 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의 부자들이 전체 소득의 상당 비율을 점하고 있는 이 같은 양상은 미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 소속 의원이자 경제학자인 앤드류 레이(Andrew Leigh) 교수의 연구 또한 상위 1% 부자들의 소득 비율이 전체 평균의 두 배에 달하며 최상위라 할 수 있는 0.1%의 부자들이 차지하는 소득 비율은 지난 30년 사이 세 배로 늘어났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 의원은 “불평등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경제적 이슈 중 하나”라면서 “호주 최상의 부자 3명이 가진 자산은 저소득층 100만 명 이상이 소유한 부와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불평등은 공평 사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빈곤계층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중산층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소득 불평등을 겪는 이들이 행복감을 덜 느끼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 분석 결과 호주 각 주와 작은 지역간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는 균등하다는 것을, 1에 가까우면 특정 소수가 상당 부분의 부를 독차지함을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지니계수 0.4가 넘으면 소득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NSW 주의 지니계수는 0.491로, 다른 주보다 불평등이 심각한 상태이다. 통계청은 또한 각 주내 지역별 지니계수도 분석했는데, 시드니 지역에서 이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동부 로즈 베이, 버클루즈, 왓슨 베이였다. 이는 이 지역의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화상태임을 의미한다.
특히 시드니는 NSW 주의 다른 지역과의 비교에서도 불평등 수준이 높았다. 2012-1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광역 시드니의 경우 상위 1%의 부자들이 전체의 15% 소득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NSW 주 전체로 볼 때 상위 1%가 7.4%의 부를 차지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는 호주 전체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낮아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부는 6.4%였다.
비록 발메인 지역의 연간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 2012-13 회계연도 기간 중 서부 호부 광산 지역으로 작은 도시에 불과한 애쉬버튼(Ashburton)의 중간 소득 9만3,920달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만큼 적었다.
2012-13년 호주 전국적으로 가구당 중간소득은 4만4,940달러였으며, 평균 소득은 5만8,389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ACT의 중간소득은 5만8,613달러로 NSW 주보다 높았으며, 타스마니아가 가장 적은 4만3.524달러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