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인 설을 맞아 오는 6일 카자흐국립대학교 학생궁전에서 개최될 '고려인 설날 대잔치'행사가 전통한복을 예쁘게 차리 입은 고려인들로 가득 찰 것으로 기대된다.
한영고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모은 한복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를 통해 동포들에게 나누어 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소재 한영고등학교(교장 정창헌)에서는 2015년 추석을 기념해 한복 모으기 행사를 진행했다. 동아리 시사경제반 주관으로 지난 9월 중순부터 한복을 모은 것이다.
시사경제반 회장 이서경(2학년)양은 한국인들이 본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까지 와 정착을 하게 되었는지 평소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한국사 공부를 하던 차에 일제강점기인 1937년부터 1939년 사이 연해주 지역에 살던 172,000명의 한국인들이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에 강제로 이주하게 되었던 슬픈 역사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옛 소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북한인이나 한국인이 아닌 고려인으로 지칭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카자흐스탄 고려인는 옛 수도 알마티(Almaty)를 중심으로 10만 명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알마티에는 한국어 신문이 발행되고 한국어 극장이 운영되는 등 우리 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으므로 카자흐스탄 고려인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서경 양은 작년 교내 합창대회에서 한복을 유니폼으로 맞추어 입었는데, 이를 고려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 이하 ‘재단’)의 김봉섭 부장이 카자흐스탄 한인일보 발행인 김상욱 대표와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회장 김 로만)을 소개시켜 주었으며 이 들을 통한다면 고려인들에게 직접 한복을 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학생들 집의 벽장에 처박혀 있는 한복을 끌어내어 기증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이서경 회장은 기증 포스터를 제작하는 등 아이디어를 내고 동아리 지도교사 박여진부장교사가 후원하면서 결국 결실을 맺었다.
이서경 회장은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동포들은 우리 고유의 명절임에도 한복이 없어서 그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없습니다. 옷장 속에 잠든 한복을 깨워 나눔의 기쁨을 느껴보고 추억의 즐거움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 시사경제반을 지도하는 박여진 부장 교사는 평소 고려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안산 고려인 정착촌 땟골마을의 고려인 돕기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확산된 나눔의 분위기를 해외동포에게까지도 확대하여 ‘긍정의 운동’으로 승화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