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대한 USD 거래 제한 가능성 매우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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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홍콩의 글로벌 금융 허브 지위를 유지하는데 핵심인 달러 페그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 조치 예고까지 더해지면서 도심 전역의 환전소들이 미국 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중 갈등 심화에도 달러 페그제가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홍콩의 핵심 통화정책인 미국 달러 페그제 시스템은 지난 37년 동안 유지되었다. 1983년 9월, 홍콩 달러가 1 미 달러 대비 6 홍콩 달러에서 9.50 홍콩 달러까지 급격하게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요동쳤다. 그 이후 1983년 10월 17일, 존 브렘릿지(John Bremridge) 전 홍콩 재무장관이 홍콩 달러를 1 미 달러 대비 7.80 홍콩 달러로 페그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7.75~7.85 홍콩 달러 환율 밴드 선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페그제 시스템은 홍콩 자체 독립된 정책으로, 1992년 홍콩에 대한 특별 무역 지위를 부여하는 미국-홍콩 정책법이 제정되기 10년 전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에 페그제 시스템 유지 여부는 미국의 의사와는 무관하다. 기록에 따르면, 존 브렘릿지 전 재무장관이 처음 페그제를 도입했을 때 미국 정부에 시행 통보만 했을 뿐 미국 정부의 승인을 요구하는 내용이 없다.

 

세계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에 통화를 고정하는 페그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홍콩뿐 아니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국가에서도 채택하고 있다. 윌슨 챈(Wilson Chan) 홍콩 시티대학 부교수는 “전 세계 어느 국가 정부든, 어떤 통화에 환율을 고정하고 어떤 환율 밴드 범위에 유지시킬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정부가 환율을 방어할 능력과 충분한 재정 보유액이 있는 한 페그제는 계속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국이 홍콩 통화국 및 현지 은행들에게 미국 달러 거래에 대한 제재를 취할 수 있다. 브루스 얌(Bruce Yam) 환율 전략 전문가는 “미국이 달러패권을 이용해 이란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그러나 홍콩은 이란과는 사정이 다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에게 미국 달러 거래 제재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밀어붙인다면 세계 금융 시장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세계 시장 침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은 영국, 미국 싱가포르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외환 거래 시장이다. 2019년 4월 기준, 홍콩 외환 시장은 일일 평균 6,320억 미 달러 상당의 외환이 거래됐으며 이는 전 세계 외환 거래 시장의 7.6%에 달한다. 특히 전체 통화 거래에서 미국 달러 통화의 거래가 88%를 차지할 정도로 지배적이다. 즉, 홍콩에서만 매일 5,560억 미국 달러 상당의 미국 달러 통화가 거래되고 있다.

 

에디 웨(Eddie Yue) 통화국 국장은 “홍콩은 본원통원인 홍콩 달러 보유액의 2배 이상인 4,400억 미 달러 상당의 막대한 외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달러 페그제 시스템은 홍콩의 핵심 금융 시스템으로써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 달러는 지난 달 29일(금) 기준 1 미 달러 대비 7.7521 홍콩 달러로 마감하면서 환율 밴드 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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