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구매 수요 상승
(사진=scmp)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발표 이후, 홍콩의 정치적 자유가 더욱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이민의 문을 두드리는 홍콩인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앤렉스(Anlex) 해외 이민 컨설팅 회사는 “국가보안법 제정 통과 이후부터 해외 이민 문의 전화가 수백 건에 이른다. 사회정치적 불안에 높아지면서 즉시 이민을 떠날 수 있는 비자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드랜드 이민 컨설턴시(Midland Immigration Consultancy)는 “코비드19 사태로 줄어들었던 해외 이민 문의가 국가보안법 제정 발표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 심화에 따라 해외 이민 신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콩에 대해 우호적인 대만의 사회적 분위기가 홍콩인들의 대만 이주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 시위 장기화가 지속되면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대만 거주사증을 신청한 홍콩인이 약 2,400명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48명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대만 거주사증을 신청한 홍콩인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5,585명에 달한다. 대만에 6백만 대만 달러(USD 199,680) 이상 사업에 투자하면서 현지인을 고용한 외국인들은 대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등 국가가 인기가 높다. 해외 이민 컨설팅 사업을 20년 종사한 존 후(John Hu) 대표는 “이 국가들은 비슷한 언어,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 직업적 기회 등 이유로 이민지로 인기가 높다. 최근 해당 국가 이민 문의가 4~5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캐나다는 오래전부터 홍콩인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이민지이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을 앞두고 1970년 후반부터 벤쿠버, 토론토 등 도시로 수십만 명 홍콩인들이 이주했다. 데본스 오웬스(Devons Owens) 벤쿠버 부동산 중개인은 “최근에 성사된 3건 모두 홍콩인이었을 정도로 홍콩인들의 현지 부동산 구매 수요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벤쿠버의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홍콩인들의 부동산 수요 증가에 주목하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확신했다.
포르투갈 투자 이민 비자인 골든 비자 신청자도 급격하고 증가하고 있다. 중화권이나 영어권이 아닌 EU 국가로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은 포르투갈행을 많이 택한다. 골든 비자는 포르투갈에 최소 35만 유로 이상에 부동산을 매입하면 거주권이 즉시 부여되며 5년 이내에 포르투갈 시민권을 갖게 된다.
해외 이민을 위해 자금 확보를 하려는 홍콩인들이 홍콩 현지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 지난주 마온산(Ma On Shan) 더 워터라이드(The Waterside)의 785sqft 아파트가 은행 가치평가액보다 15만 홍콩 달러 낮은 999만 홍콩 달러에 거래됐다. 소식통은 원 소유주가 해외 이민을 위해 긴급하게 현금 확보를 해야 해서 가격을 낮춰서 처분했다고 전했다.
홍콩 정치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자산 금액 1천만 홍콩 달러 이상의 고자산가들이 런던,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자산을 분산화하고 있다.
센타라인 이민 컨설턴트(Centaline Immigration Consultants)는 한 주에 12건 내외였던 해외 부동산 투자 문의가 지난주에 약 백 건이 들어왔다며 “해외 부동산 수요가 최근 다시 증하기 시작했다. 만약 코비드19 사태 또는 외부 경제가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 한 홍콩인들의 해외 부동산 구매의욕은 6월에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