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안·중국 경제 여파에 내수 경제 악화
홍콩이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작년 2위에서 올해 5위로 3단계 하락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지난 16일(화)에 발표한 ‘2020년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노동 시장과 경제 성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상을 입으면서 각각 작년 3위와 14위에서 올해 10위와 20위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경제성과 하락, 사회 혼란, 중국 경제 악화로 인한 여파 등으로 홍콩 국가경쟁력이 하락했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 성과가 작년 10위에서 올해 28위로 하락했으며, 세부항목 중 내수 경제는 작년 18위에서 올해 49위로 크게 하락했다.
한편 홍콩은 교육 시스템, 기술 인프라, 국제 무역, 국제 투자 등 세부항목에서는 여전히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정부 효율성과 비즈니스 효율성에서는 작년과 동일하게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인프라는 14위로 상승했다.
정부 대변인은 “작년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홍콩을 경제 침체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하며 “폭력적 시위 양상, 파괴적인 행동,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위협 등 사회 불안이 홍콩에 대한 인식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IMD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홍콩의 사회·정치적 안정에 대한 높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대변인은 “국가보안법은 홍콩 독립을 옹호하는 단체들과 새로운 위협 요인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보호 장치이다. 국가보안법이 일국양제 시스템 하에 홍콩의 고도 높은 자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연계된 홍콩 경제는 경제적 기회를 수혜받고 홍콩의 제도적 강점과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테렌스 청(Terence Chong Tai-leung) 중문대 경제학자는 홍콩의 미래는 코비드19 사태 이후 현지 경제가 얼마나 회복되고 투자자들을 얼마나 유치하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가보안법 발효 이후 법안 시행으로 홍콩 사회가 불안해질지, 또 미국이 홍콩 또는 중국에 대한 어떠한 제재가 가해질지 등에 대해서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 대한 특별 무역 지위를 박탈할 것이며 무역 관세 인상, 기술 이전에 대한 제재, 환율과 비자에 대한 정책 변경 등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결국 전인대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고 이에 미 국무부가 홍콩은 중국으로부터 더 이상 자율적이지 않다고 선언했다.
앤디 콴(Andy Kwan) ACE 비즈니스경제연구센터(ACE Centre for Business and Economic Research) 연구소장은 “지금 모든 상황이 정치적 정서 변화에 따라 달렸다. 새로운 법안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내년 홍콩의 지위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IMD는 매년 63개국을 대상으로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의 337개 세부항목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국가별 경쟁력을 평가한다.
최신 순위에는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 최근 수개월 동안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