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호주인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최근 인도-중국간 국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과 인도군 사망자 발생으로 인도 국민들의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진핑 사진을 불태우는 인도의 반중 시위대. 사진 : CNN 뉴스 화면 캡쳐
국제정치-정책 싱크탱크 ‘로위연구소’ 조사... “중국의존도 낮춰야”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가 시작된 이후 중국에 대한 호주인들의 신뢰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정치-정책 연구소이자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의 연례 조사에 따르면 10명의 호주인 가운데 9명은 호주 정부가 중국에 다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호주 전역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인다’며 중국에 대한 신뢰를 보인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국제사회에서 시진핑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답변은 22%에 머물렀으며 ‘중국을 호주의 경제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인식은 지난 2018년 이후 27%포인트나 하락, 55%로 떨어졌다.
아울러 호주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의 55%는 중국에 비해 미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었으며,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은 40%였다.
연령별로 보면 18세에서 29세 사이 젊은층의 대다수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지만 3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미국을 더 나은 동맹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두 강대국에 대해 동맹국으로 보는 호주인들의 인식은 2017년까지만 해도 큰 차이가 없어 미국을 우선하는 이들의 비율은 중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 비해 불과 2% 많았을 뿐이었다.
중국에 대한 호주인들의 신뢰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이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COVID-19 발생에 대해 세계보건기구와는 별도의 독립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식화했고, 이로써 호주와 중국간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호주 정부의 이 같은 입장 이후 중국은 호주를 “구두 밑창의 껌 같은 존재이며 가끔 비벼주어야 한다”는,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비상식적이고 무례한 발언으로 호주인들의 심기를 자극했고, 이어 호주산 소고기와 와인 수입을 금지했으며 호주 최대 농산물 가운데 하나인 보리에 대해 고율을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로위연구소의 나타샤 카삼(Natasha Kassam) 연구원은 “현재 호주인들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비관적이며 일반적으로 덜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과 29년 만에 겪는 최악의 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이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중국과의 지속적인 긴장과 미국에 대한 좌절감이 전반적으로 호주인들이 갖게 된 우울한 정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