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부동산 증가는 시장에 적신호’ 경고
(사진=scmp)
코비드19 사태로 홍콩 경기에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지면서 압류당한 부동산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구매자들이 더욱 신중하고 소극적인 구매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압류 부동산 가격을 불가피하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센트리21 경매회사(Century 21 Surveyors)에 따르면, 6월에 홍콩 내에서 압류당한 부동산 건수가 98건으로, 이는 작년 6월 56건보다 약 두 배 증가했으며 2018년 6월 19건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압류 부동산 중 3분의 1의 가격이 평균 6%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헨리 초이(Henry Choi) 센트리21 경매회사 대표는 “압류 부동산의 가격 하향 조정 현상은 최근 시장의 추세이며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 구매자들이 선택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경매로 나온 부실자산 구매에도 매우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대출 상환이 어려워져 내년 초까지 부동산 압류 건수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에 압류된 부동산 건수는 무려 3천5백 건 이상에 달했다.
코비드19 사태와 작년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홍콩 1분기 경제가 8.9%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1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국가보안법 제정 논란으로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경제 악화로 개인 파산과 회사 청산 신청 건수가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3,611건에 달했으며 기업 청산 신청 건수는 145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비즈니스 환경 악화 및 비관론 고조로 올해 하반기 동안 청산 기업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 통화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제공한 대출금 중 연체된 부동산 담보 대출금이 1조4600억 홍콩달러에 달한다. 올해 4월까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금은 전체의 0.03%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0.02%보다 늘어났다.
정부는 코비드19 구제책으로 개인 대출자들에게 6개월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약 1만2천 명이 신청 승인을 받았다. 이들의 주택 담보 대출 규모는 290억 홍콩달러에 달한다.
센타라인 프로퍼티스(Centaline Property Agency)에 따르면, 사우케이완 그랜드 프로메네에드(Grand Promenade)의 749 평방피트 아파트가 최근 경매를 통해 1,688만 홍콩달러에 거래되었다. 이는 지난 4월 말의 제시가보다 3.1% 낮다. 이 밖에도 웨스턴 카우룽 쿨리난 웨스(Cullinan West)의 468 평방피트 아파트가 지난 5월 초에 1,130만 홍콩달러에 매매됐다. 이는 해당 아파트에서 마지막 거래로 기록된 2018년 가격인 1,554만 홍콩달러보다 약 27%나 저렴하게 거래되었다.
경매업체는 변화하는 소비자 및 경제 심리에 따라 부동산 제시가를 3개월마다 조정하고 있다. 리카코롭(Ricacorp Mortgage Agency)의 쿠키 웡(Cookie Wong) 전무는 “주택 담보 대출과 자산의 내재가치 간의 차이에 따라 은행들이 압류 부동산들의 경매 가격을 조정한다. 압류 부동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시장에 적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