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 홍콩 증시 선택

중국, 엄격한 외환거래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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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미국과 중국 간의 지리·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리고 있지만,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잇따른 개혁과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두 증시 간의 IPO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올해 상반기에 JD닷컴과 넷이즈 2차 상장으로 총 60억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덕분에 1분기 말에 세계 IPO 시장 5위였던 홍콩이 2분기 말에 3위로 올랐다. 6월 중순 기준, 두 기업 상장은 전체 홍콩 증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의 63%를 차지한다.

 

리피니티브(Refinitiv) 통계에 따르면, 홍콩 증시가 상반기 동안 총 54건의 IPO를 통해 111억 8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금액 기준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IPO 건수는 19% 감소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상반기에 77건의 IPO를 유치했으며 135억8천만 달러를 조달해 세계 IPO 시장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로, 총 48건 상장을 통해 156억5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로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로 몰려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홍콩 증시가 IPO 시장 1위로 다시 올라서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말한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부추기면서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IPO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완홍위안증권(Shenwan Hongyuan Securities)의 슈 레이(Xu Lei) 애널리스트는 “상장 개혁을 통해 손실을 내는 기업들도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이 가능해지면서 중국 증권거래소가 더 많은 IPO를 유치하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홍콩보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판 나스닥인 스타마켓(科创板, Star)이 수익성을 상장 조건에서 배제하면서 홍콩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은 자금 조달한 3건의 IPO가 모두 스타마켓 상장을 통해 이뤄졌다. 중국 최대 마이크로칩 제조업체인 SMIC도 지난 6월 미국 뉴욕 증시에서 상장을 폐지했고 스타마켓 상장을 통해 28억2천만 달러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홍콩 증시를 선택한 중국 기업도 많다. 요식업 기업 얌 차이나(Yum China), 인터넷 공룡 바이두(Baidu) 등이 올해 하반기에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 르네상스(华兴资本, China Renaissance)는 향후 몇 년 동안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2차 상장을 통해 총 530억 달러 조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기업이 어떤 유형의 투자자를 원하느냐에 따라서 홍콩 또는 중국 증시 상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여전히 외환 거래가 엄격히 통제되고 있어서 기관 투자자들이 A주 IPO에 투자하는데 제한이 있다.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글로벌 프로파일을 구축하고 싶은 인터넷, 핀테크, 바이오테크 등 IT 기업들은 홍콩 증시를 선호한다.

 

차이나 르네상스의 이케 송(Ike Song) 국제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장기적으로 홍콩과 중국 증시 간의 역할이 겹쳐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 증시는 중소형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IPO를 더 많이 유치할 것이며 글로벌 주주 구조 또는 기업 지배 구조에 중점을 둔 기업들은 홍콩 증시를 선택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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