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총격 정당화 될 수 없는 상황, 차별적 과격 대응' 주장
 
wendy.jpg
▲ 지난 12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웬디스 햄버거 가게 드라이브 스루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면서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햄버거 가게가 불타고 있는 모습을 전하고 있는 갈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지난 12일 백인 경찰관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면서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흑인사회와 민권단체들은 또다시 비무장 주민이 사망한 이번 사건으로 경찰 개혁 필요성이 절실하게 확인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건은 웬디스 햄버거 가게 드라이브 스루에서 발생했다. '어떤 차가 드라이브 스루 진행로를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해당 차량에 가보니 흑인 남성이 잠들어 있었고, 경찰이 깨워 음주측정을 한 결과 음주운전(DUI) 단속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음주운전 용의자인 레이샤드 브룩스(27)을 체포하려 하자 저항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테이저(전기충격기)를 빼앗아 달아났다. 곧이어 경찰이 세 발 이상 총탄을 발사했고, 총격에 쓰러진 브룩스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의 과잉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브룩스가 경찰관들에게 테이저를 겨눠 작동시킨 것으로 전했으나, 유가족 측은 "테이저는 치명적 무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흑인이 그것(테이저)을 잡아채 도망가면, 총을 쏴서 대응해야 할 치명적 무기로 간주된다"고 비난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사건 직후 해고됐고, 현장에 함께 출동한 경관은 휴직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말 내내 애틀랜타 주변 곳곳에서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번졌고, 에리카 실즈 애틀랜타 경찰국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사건 경위를 살펴보고 있는 현지 검찰은 총을 쏜 경관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들여다보고 이번 주중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CNN에 밝혔다. 폴 하워드 청장은 "(사망한 브룩스 가)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총을 쏜 것이 경찰관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실정법상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다"라고 밝혔다.

유가족은 "살인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이에 상응하는 혐의를 적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인은 사건 당시 "총격이 정당화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현장 출동 경찰관 몸에 부착했던 카메라 영상을 보면, 몸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브룩스와 경찰관이 침착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항의 집회와 행진이 애틀랜타시 내외에서 이어졌다. 대부분 평화적인 집회였지만, 일부 과격 폭력 양상도 나타났다. 일부 시위대에 의해 주요 고속도로가 점거되고 사건 발생 장소인 웬디스 음식점은 방화에 전소되었다.

조지 플로이드 씨 사건 항의 시위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이 '가벼운 범죄 용의자(relatively minor crimes)'를 상대할 때에도 흑인이면 유난히 과격하게 대하는 사실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민권단체 등은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흑인을 상대할 때 인종에 기반한 수사기법(racial profiling)을 적용해 무조건 강력범죄자 대하듯 한다는 것이다. 플로이드 의 경우 20달러 위조지폐 사용 현행범으로 체포되던 중 목눌림 제압을 당한 뒤 숨졌고, 이번에 브룩스는 음주 운전 단속 과정에서 숨졌다.

애틀랜타 시내 시위 현장에서는 "이들이 흑인이 아니었다면 과연 죽었을까"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경찰 개혁 필요성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사건 당일 성명을 내고 "경찰의 치명적 무기(총기 등)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할 요구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에서도 경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은 14일 "갈등과 충돌을 완화하는 과정이 경찰 훈련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사항을 규정한 경찰 개혁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
  1. wendy.jpg (File Size:33.3KB/Download:2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497 미국 목 누루기 금지하지 않는 주에 연방 지원금 보류 코리아위클리.. 20.07.05.
5496 캐나다 한인신협, 한인공립요양원기금 1만불 쾌척 밴쿠버중앙일.. 20.07.04.
5495 캐나다 재외국민 보호도 이제 빅데이터로 한다 밴쿠버중앙일.. 20.07.04.
5494 캐나다 밴쿠버 환경사회운동가 레이 윤 '신기루' 전자책자 출간 밴쿠버중앙일.. 20.07.04.
5493 캐나다 BC주 80% 가정 450달러 추가 환경세환급 밴쿠버중앙일.. 20.07.03.
5492 캐나다 캐나다 한인 한국 돌아가기 또 멀어져 밴쿠버중앙일.. 20.07.03.
5491 캐나다 상업용 렌트 세입자 보호 지속 밴쿠버중앙일.. 20.07.03.
5490 미국 플로리다 코로나19 사망자 83%가 65세 이상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9 미국 플로리다 코로나19 사망자 상당수, 기저 질환 보유자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8 미국 주정부 대학 장학금 신청 마감, 한 달 늘어나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7 미국 플로리다 코로나19 환자 폭발적 증가, 2차 셧다운 하나?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 미국 이번엔 애틀랜타에서 흑인 총격 사망… 다시 시위 격화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5 미국 미 연방대법원, 성 소수자 직장 차별 금지 판결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4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 "미국 경제 봉쇄 다시 없을 것"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3 미국 미군 역사상 최초 흑인 참모총장 탄생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2 미국 조지 플로이드 동생 "고통 느끼는 것 자체에 지쳤다" file 코리아위클리.. 20.07.02.
5481 캐나다 코퀴틀람서 미국 여성이 캐나다 소녀들 인종차별 모욕 밴쿠버중앙일.. 20.07.01.
5480 캐나다 캐나다 58%, 공공장소 마스크 필수 착용 찬성 밴쿠버중앙일.. 20.07.01.
5479 캐나다 캐나다 정부 워킹홀리데이 유효기간 90일 연장 밴쿠버중앙일.. 20.07.01.
5478 캐나다 재외동포 사증(F-4) 신청시 결핵검사 결과 의무 제출? 밴쿠버중앙일.. 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