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위생 및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중요
(사진=scmp)
홍콩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 지 한 달도 채 안 되어서 코로나바이러스 지역 감염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노인 요양 시설에서도 지역 감염 사례가 발생해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3차 확산’ 적신호가 켜졌다.
7월 둘째 주에만 약 13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60여 명이 지역 감염 확진자다. 채완산에 위치한 콩타이 케어 노인요양원(Kong Tai Care for the Aged Centre)에서만 32건의 지역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식당 3곳과 연관된 지역 감염 전파가 확인되었으며 이곳을 방문한 택시 운전사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3차 확산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호센터의 추앙 슉콴(Chuang Shuk-kwan) 전염병 센터장은 지역 감염 확산 사슬이 매우 강력해 대규모 지역 감염 발생이 우려스럽다고 표명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검사량 부족, 검역 면제자들에 대한 느슨한 감시 시스템이 지역 감염 확진자 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코비드19 고위험 국가를 포함해 홍콩에 입국하는 모든 파일럿 및 승무원들이 2주 의무 격리를 면제받았으며 입국 시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 봉쇄되었던 일부 국가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재개하면서 해외에 발이 묶여있던 많은 홍콩 주민들이 다시 홍콩으로 귀환해 수입 사례가 급증했다.
이 밖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지역 감염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4월 말부터 지역 감염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정부가 점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했다.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 수를 4명에서 50명까지 대폭 완화했으며 그동안 고위험 시설로 지적됐던 식당과 술집 또한 운영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용한 전파자’로 불리는 무증상 환자들이 여전히 지역 사회에 활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및 사회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7일(화), 소피아 챈(Sophia Chan) 보건부 장관은 바이러스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코비드19 고위험 국가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입국 흐름 관리되며 비행 전 및 도착 후 모든 해상 및 항공 승무원들의 바이러스 검사가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는 외국인 가정부들도 현지에서 출발하기 전 반드시 음성판정 진단서를 구비해야 하며 홍콩에 입국 후 고용주 자택이 아닌 별도 호텔에서 2주간 의무 격리해야 한다.
공공장소 모임 인원수와 식당 수용량도 다시 제한했다. 21일까지 식당에서 각 데이블마다 4명까지만 식사할 수 있으며 수용 인원을 50%로 제한했다. 저녁 6시 이후에는 식당 내 섭취가 불가능하며 포장만 가능하다.
지난달부터 허용되었던 노인요양원 및 비의료기관의 외부인 방문도 다시 금지되었다.
호 팍렁(Ho Pak-leung) 미생물 전문가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한 예방 조치이다. 되도록 음식을 포장해 자택에서 식사하고 부득이하게 밖에서 식사해야 한다면 혼잡 시간대를 피해서 식사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 1월 말 첫 코비드19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검사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공립 병원에서 실시하는 월간 검사량도 초기 3,610건에서 지난달 10만 건 이상으로 늘렸다. 지금까지 공립 병원에서 실시된 검사는 37만 건 이상이며 이는 1백만 명당 5만 명에 해당한다. 검사량이 한국(1백만 명당 2만6천 명), 필리핀(1백만 명당 8천3백 명)보다 높다. 그러나 싱가포르(1백만 명당 14만8천 명), 영국(1백만 명당 16만 명), 미국(1백만 명당 12만 명)보다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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