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연방정부가 경기 위축을 감안해 첫 번째로 실시한 48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지원금이 650만 명에게 지불(각 750달러)됐으나 소비보다는 저축을 한 이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 의도했던 효과는 미흡했다는 진단이다. 사진 : The National Interest
호주통계청 조사... 경제활동 촉진 목적과 달리 수혜자 3분의 1이 ‘저축’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발생 직후 연방정부가 위축될 수 있는 소비지출을 위해 기존 복지혜택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지급한 750달러의 경기부양 지원금은 정부 의도와 달리 실질적인 ‘경기 부양’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호주 통계청(AB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첫 ‘COVID-19 부양책’으로 제공한 지원금 수혜자의 약 3분의 1이 이를 지출하기보다는 저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정부 복지혜택을 받던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된 첫 번째 부양책은 전염병 사태로 일자리를 잃게 된 이들 또는 고용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고용 지원을 위해 시행한 ‘JobSeeker’ 및 ‘JobKeeper’에 앞서 지난 3월 제공한 것으로, 수혜자는 약 650만 명이었으며 이를 위해 정부가 지출한 비용은 48억 달러에 달한다.
이 계획을 발표하던 당시 연방 재무부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장관은 “이 지원금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우리(정부)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은, 수혜자들은 이 경기부양 지원금을 지출할 것이고, 이는 경제활동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원금을 받은 수백만 명의 수혜자들은 이를 소비하지 않았다. ABS 조사에 따르면 전체 수혜자 중 29%가 이를 저축했고 28%는 각 공과금 청구서를 해결하는 데 사용했다.
ABS의 이 조사는 지난 5월 10일부터 23일 사이, 호주 전역 2천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정부가 의도한 지출은 주로 식료품을 구입하는 데 쓴 12%에 불과했다. NSW 주 수혜자의 경우 22%가 저축을, 가계비에 충당한 이들은 33%에 달했다.
경기부양 지원금을 저축에 사용한 이들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특히 높아, 전체 수혜자의 70%에 달하는 고령층 가운데 ‘저축’을 했다는 비율은 45%였다.
호주 정책연구기관인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가계재정 프로그램 담당자 브랜든 코츠(Brendan Coates) 연구원은 “고령의 은퇴자들이 이 같은 정부 지원금을 저축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은퇴자들은 순저축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그는 “심지어 고령연금을 받는 이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은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라 해도 저축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각 주별로 남부호주(South Australia) 수혜자의 저축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코츠 연구원은 “SA 주의 평균 연령(높은 고령자 비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50만여 명인 타스마니아(Tasmania) 주의 경우, 경기부양 지원금을 받은 이들은 전체 주민의 약 절반에 달했으나 이들 또한 ‘저축했다’는 비율은 28%로 높은 편이었다.
코츠 연구원은 이어 “정부 지원이 이어지더라도 소비보다는 저축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에 이어 나온 ‘JobKeeper’ 및 ‘JobSeeker’ 혜택이 중단될 경우 하나의 완충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각 주별 경기부양 지원금 사용
(주 : 저축 / 가정용품 구매 / 식품 및 비알코올 음료 구입. 단위 %)
-NSW : 22 / 35 / 14
-Victoria : 33 / 29 / 16
-Queensland : 34 / 24 / 11
-South Australia : 37 / 25 / 7
-Tasmania : 28 / 23 / 7
-전국 : 29 / 28 / 12
Source: ABS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