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재확산되면서 각 주(State) 경계가 다시 봉쇄되고 있는 가운데 각 주 경계 인근 농장에서의 농산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에도 문제가 있음이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각 지역에 농산물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들. 사진 : Weeping Wings
연방 농업부 장관, 경계 ‘봉쇄 완화’ 위해 주 총리들 ‘개입’ 촉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주(State) 경계 봉쇄를 해제했던 일부 주가 다시 경계를 폐쇄함에 따라 각 지역 농산물의 원활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로 인해 식품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주 경계에 인접한 농장지대 주민들이 농산물 공급망 차질 및 건강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연방 농업부 장관은 주 경계 봉쇄가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각 주 총리들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이빗 리틀프라우드(David Littleproud) 연방 농업부 장관은 “퀸즐랜드(Queensland)와 NSW 사이의 경계 폐쇄로 곡물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주 경계 인근 곡물저장소(silage)의 농산물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겨울 작물을 수확하는 시기에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농산물이 제대로 유통되기 어렵다”고 우려한 프라우드 장관은 “향후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 원활한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당장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육류, 과일 및 채소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농가 및 가축들 피해도 우려
농산물 유통뿐 아니라 주 경계 인근 거주민들의 의료 서비스 혜택, 목축지의 가축을 돌보는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리틀프라우드 장관은 주 경계를 사이에 두고 퀸즐랜드 주에 위치한 수의사들이 NSW 주의 기존 고객(농장들)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NSW 남서부 내륙 코로와(Corowa)에 있는 수의사들이 가축을 보살피기 위해 주 경계 너머에 있는 빅토리아(Victoria) 주 유제품 축산농가를 방문하지 못해 가축들에게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방 농업부 데이빗 리틀프라우드(David Littleproud) 장관(사진). 그는 각 주 경계 지역 농장 및 지역 사업가들의 지속적인 업무를 위해 주 총리들이 이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 ABC 방송
멜번(Melbourne) 남동부, 코럼부라(Korumburra)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존과 샤론 켈리(John and Sharon Kelly)씨는 빅토리아 주 경계 인근, NSW 주에 자신의 목초지를 갖고 있으며, 그곳에 방목한 6천여 마리의 육우를 걱정하고 있다.
켈리씨 부부는 정기적으로 NSW 주에 있는 목장으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 며칠씩 야영을 하며 가축을 돌보았지만 이제는 주 경계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주 경계 봉쇄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도 농장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각 주 정부가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서비스 이용도 제한
주 경계 지역 커뮤니티는 경계 너머에 있는 인근 도시의 의료 서비스 기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연방 농업부에 강한 우려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리틀프라우드 장관은 “퀸즐랜드 주와 가까운 NSW 주 북부 지역사회는 가장 가까운 QLD 주 소재 의료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방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8월 21일(금)부터 남부호주(South Australia) 주는 빅토리아 주 거주자의 방문을 통제했다. SA 주는 ‘필수 업무’ 여행자에 대해 방문을 허용하지만 주 경계 양쪽에 농장을 운영하는 지역 농업 종사자, 11-12학년 하이스쿨 학생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 논란이 되고 있다.
멜번 남동부, 코럼부라(Korumburra)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샤론 켈리(Sharon Kelly)씨. 그녀는 VIC 경계 인근, NSW 주에도 목초지를 갖고 있으며, 그곳에 방목한 6천여 마리의 육우를 돌보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사진 : Sharon Kelly 제공
SA와 VIC 주 경계 인근 지역사회는 SA 주 정부의 결정이 거주민들의 의욕과 사업에 타격을 줌은 물론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의료 인력들조차 주 경계를 통과하는 경우, 방문하는 주의 규정에 따라 14일간의 격리를 요구받기에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고, 이것이 바이러스 감염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주 경계 봉쇄에 대해서는 통제 권한이 없다. 하지만 리틀프라우드 장관은 “실질적인 편의를 위해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Prime Minister)가 주 총리(Premier)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BC 방송은 경계가 봉쇄된 상황에서 NSW 주 경계 지역에 있는 QLD 및 VIC 주 농업 종사자들이 이 경계 너머에 있는 NSW 주 소재 본인 소유의 농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NSW 보건부에 문의했고, 브래드 하자드(Brad Hazzard) 보건부 장관 대변인은 “이를 검토하는 중”이라는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