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상위 2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 비율은 지난 4년 사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고 재무책임자(CFO)로 여성을 임명한 기업은 극히 드물었다. 사진 : Pixabay
‘Chief Executive Women ASX200’ 보고서... CFO 부문, 특히 적어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상위 기업들의 여성 임원 수가 지난 4년 사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최고경영자회(Chief Executive Women. CEW)가 ASX200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을 조사한 결과 여성 CEO는 10명으로, 4년 전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였다.
이와 관련, “그 동안 여성 CEO의 수가 늘어났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는 CEW의 수 모펫(Sue Morphet)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이 조사를 진행해 온 가운데 우리는 업계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Chief Executive Women ASX200’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된 주요 문제 중 하나는 기업 손익을 담당하는 최고 재무책임자(CFO) 및 관련 업무에서의 여성 책임자 수가 크게 낮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대 기업 CEO의 경우 기업경영 전문가보다는 재무 분야 관계자가 CEO로 선택된 비율이 96%에 달했다.
모펫 회장은 “안타깝게도 ASX200 기업에서 여성 CEO는 거의 없다”면서 “CFO는 16%에 불과하고 같은 역할을 맡은 임원 비중도 12%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 2년 동안 ASX200 기업에 50명의 CEO가 새로이 임명되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은 단 3명(1명은 뉴질랜드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모펫 회장은 “호주의 주요 200대 기업 최고경영자가 된 여성이 단지 2명에 불과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성이 가진 많은 재능을 활용하지 않는 호주의 기업 분위기를 언급했다.
다만 여성 CFO 비율은 지난 2017년 9%에서 올해에는 16%로 늘어났다.
CEW의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200대 기업 중 30개 기업만이 40~60%의 여성 임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의 여성 임원을 가진 기업 수는 2017년에 비해 2배가 증가한 것이다.
모펫 회장은 “성별로 균형 있는 기업이 보다 나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남성 지배의 경영 체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기에 주주들은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 여성최고경영자회(CEW)의 수 모펫(Sue Morphet) 회장(사진)은 성별로 균형 잡힌 기업이 좋은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주주들이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 CEW 제공
한편 모펫 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한 재택근무, 유연한 업무시간 운영이 ‘효과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전염병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도 남성 위주의 경영진이 이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녀는 “재택근무나 유연한 업무시간 체제는 전염병 사태가 끝나고 정상화될 때까지만 유지될 수도 있다”며 “이 같은 업무 방식이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ASX200’ 중 여성 임원 비율 높은 기업
(회사 : 비율)
-Waypoint REIT Limited : 67%
-Ingenia Communities Group : 64%
-Premier Investments Limited : 60%
-Woodside Petroleum Ltd : 57%
-Spark New Zealand Limited : 56%
-Corporate Travel Management Limited : 56%
-Blackmores Limited : 55%
Source : Chief Executive Women ASX200 report
김지환 기자 /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