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일부 주(State) 정부가 주 경계를 봉쇄함에 따라 경계 지역 주변의 농장 운영자, 농업회사, 농산물 유통회사들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움직임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남부호주(South Australia) 동부의 경계 지역을 지키는 SA 주 경찰. 사진 : ABC 방송
VIC 주 ‘워동가’ 소재 법률회사, 주 경계 지역 피해 농민 ‘소송 등록’ 공지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연방정부가 3단계 록다운을 시행하면서 일부 주 정부는 다른 지역에서의 여행자를 막는 주 경계 봉쇄를 취한 바 있다. 약 3개월여 이어진 록다운이 부분적으로 해제되면서 이를 개방하기도 했지만 멜번(Melbourne)에서의 감염자 2차 파동으로 빅토리아(Victoria) 주를 비롯해 남부호주(South Australia) 등은 다시금 주 경계를 봉쇄했다.
이에 따라 경계 인근 지역 농장들은 주 경계 너머에 있는 농장을 돌보는 일이 불가능해지거나 설령 경계를 지난다 해도 주요 도로가 폐쇄됨에 따라 이동이 허용된 도로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와 함께 강력한 경계봉쇄를 이어온 빅토리아와 남부호주 주 정부가,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주 경계 지역 농민 및 농업관린 기업들의 집단 소송(Class action)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8일(금) ABC 방송은 “빅토리아 주 지방 도시의 한 법률회사가 피해 농장들을 대신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 회사 측의 발언을 인용해 “빅토리아와 남부호주 경계 지역 수백 명의 농장 및 농업회사의 경우 피해 보상을 위한 잠재적 집단소송의 일부가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멜번 서쪽 해안도시 워남불(Warrnambool)에 기반한 법률회사 ‘Maddens Lawyers’는 빅토리아 및 남부호주 주 정부를 대상으로 한 이 소송에 관심 있는 농장 및 농업회사들의 등록을 공고했다.
‘Maddens Lawyers’의 브렌든 펜더가스트(Brendan Pendergast) 대표 변호사는 “주 경계봉쇄와 여행제한이 수시로 경계를 오가야 하는 농장주, 농업회사 및 농산물 유통회사들의 기업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Victoria) 주 지방도시 워남불(Warrnambool) 소재 법률회사 ‘Maddens Lawyers’의 브렌든 펜더가스트(Brendan Pendergast) 변호사. 그는 “각 주를 오가는 자유로운 상거래는 헌법이 보장한 것”이라며 집단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의 등록을 공고했다. 사진 : Maddens Lawyers 제공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그는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파악을 위해 경계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계봉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이들이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주 사이의 자유로운 상거래,
“헌법이 보장한 것”
펜더가스트 변호사는 “만약 집단소송이 제기된다면 빅토리아와 남부호주 주 정부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등록하는가에 따라 집단소송을 취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집단소송을 위한 준비 단계”라는 그는 “연방 헌법이 명시한 중요한 보장 중 하나는 주 경계를 오가는 자유로운 상거래와 기업 활동”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이를 검토한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Maddens Lawyers’의 이 작업이 실행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각 주 정부의 경계봉쇄와 관련, 자유로운 상거래 활동을 막은 데 대한 첫 집단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