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Port Hedland 지역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벌크선(bulk carrier, 곡물이나 광석, 석탄, 원유 등의 화물을 수송하는 배) Patricia Oldendorff와 관련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17명(9월 29일 기준)으로 증가했다. 서호주 당국은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필리핀 국적자 20명과 선장을 태운 이 배는 지난 9월 16일부터 서호주 북서 해안에서 9해리(약 16.7km)가량 떨어진 위치에 정박해 있다. 현재 Hedland 호텔에 12명의 선원이 격리되어 있으며, 이 중 10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인 상태다. 해양법상 배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선원 9명 중 확진자는 7명이다.
서호주 보건장관 Roger Cook은 9월 2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현재 배에 타고 있는 선원들이 가장 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서호주 보건부는 선원들이 정신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족들과 연락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Hedland 지역 경찰이 호텔 격리를 감독하는 것을 돕기 위해 보안 직원(security personnel)들을 파견했고, 지역 주민에게는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없다는 내용을 거듭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배에 머물러야만 하는 선원들 모두는 보건 당국과의 연락을 위해 휴대전화를 받은 상태다. 당국은 이 선원들을 육지로 데려올 수 있을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을 대신해 승선할 충분한 수의 선원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며, 승선 전 배를 샅샅이 방역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해양법은 공해(international waters)를 향해 출항할 경우 최소 13명이 배에 탑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현재 배에 있는 선원들은 격리 기간 계속 배에 머물러 있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의학 협회(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는 선원들이 지역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서호주 정부가 철저히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우리 협회와 상황을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oger Cook 장관은 면역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원주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격리 호텔 주변에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 보건부가 현 상황을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검사에 음성반응을 보인 두 명의 선원은 이전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혈청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국은 이들의 몸 안에 항체가 형성되어 계속 배에 머물러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번역: 임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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