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가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난 현재, 전 세계 감염자는 3천34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만 명에 달했다. 이 전염병 사태는 또한 개개인의 정신 건강, 기존 질환자의 건강 악화, 글로벌 경제 타격, 경기 침체와 실업 등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아픔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100만 명의 가족들로, 이들의 상처는 무엇으로도 위로받기 힘들 것이다. 사진 : Pixabay
주요 10개 국가 피해 규모 가장 커... 전체 사망자의 70%, 선진국서 발생
하루 5천 명 이상 사망자 발생, 일부 국가에서 2차 감염자 발생 우려 증가
지난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Spanish flu) 이후 100년 만에 유행한 COVID-19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9월 29일(화)을 기해 이번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유럽 일부 국가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4월 중순 10만 명, 6월 말에는 5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의 노인들이었다. 지난 8월 말 과학 전문지 ‘네이쳐’(Nature)에 발표된 리뷰에 따르면 COVI-19 사망자는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높으며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가파른 증가를 보였다. 사망 위험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으며 여성에 비해 남성 사망자가 많았다.
세계적 유명 인사들도 이 질병을 피하지는 못했다. 전 연방준비은행 부총재이자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허먼 케인(Herman Cain), ‘The Goodies’의 유명 코미디언 로이 혼(Roy Horn)이 그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호주인 882명을 포함해 100만 명의 목숨은 다 같이 소중했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도 더 많은 희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COVID-19가 발생한 지 10개월여, 10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10개의 차트로 정리해 본다.
■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 일주일간의 상황을 보면, 중국에서 시작된 COVID-19가 동남아시아를 거쳐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순식간에 번져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0개월여가 지난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의 핫스폿은 남아시아가 되고 있다. 인도는 COVID-19 발생 초기와 달리 현재 감염자가 급격하게 증가, 9월 29일(화) 현재 614만 명을 넘어서 미국(715만 명 이상)에 이어 두 번째 높은 감염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도 높은 감염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매일 5천 명 이상 사망= 발원지인 중국 외 국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희생된 첫 사례는 지난 2월 2일, 필리핀의 44세 남성이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미 360명 이상이 사망한 상태였다.
중국에서의 사망자는 급격하게 늘어나 4월 중순에는 일주일 사이에 무려 7천 명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9월 29일 현재까지 COVID-19로 인한 가장 치명적인 날은 지난 8월 14일로, 이날 하루에만 전 세계에서 1만135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 2월 이후의 전 세계 사망자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전체 사망자의 70%가 10개 국가에서 발생= COVID-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대부분 서구권 경제 강국이었다. 또한 10개 국가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미국은 확인된 감염자 및 사망자 수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도가 ‘높은 사망자 발생 상위 10개 국가’에 포함됐다.
▲ 최다 사망 10개 국가
(2020년 9월 29일 0시-호주 동부시간 기준)
-미국 : 204,750명
-브라질 : 141,741명
-인도 : 94,503명
-멕시코 : 76,430명
-영국 : 42,077명
-이탈리아 : 35,835명
-페루 : 32,142명
-프랑스 : 31,675명
-스페인 : 31,232명
-기타 : 284,062명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중국에서 발생했지만 최악 상황 피한 아시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Wuhan, Hubei)에서 시작된 것이 확실시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 1월까지 중국 내 31개 성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중국은 엄격한 지역 통제를 실시해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으며 공산당 당국이 내놓은 공식 데이터는 9만1천 건 미만의 확진 사례에 사망자는 4천700명이 조금 넘는 수치이다.
중국 외 아시아 국가에서의 첫 감염 확진 사례는 1월 15일 태국에서 나왔으며, 이후 한국, 일본, 대만으로 급격히 전파됐다. 한국의 경우 2월 말부터 큰 타격을 받았으나 현재 전 세계에 알려진 ‘K방역’이라는 말처럼 신속한 조치(조기 진단키트 개발)와 공격적 대응(감염자 추적 및 시민들의 자발적 격리 등)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빠르게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 아시아 지역의 사망자 그래프
(첫 사망 발생 이후의 누적 집계)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뒤늦게 감염자 급증한 인도= 주요 국가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및 사망 건수와 비교해 아시아 국가의 피해는 덜한 편이지만 인도는 예외이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인도에서의 감염 확진 사례는 1천 건 미만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미국의 피해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사망자는 9월 29일 현재 9만6천 명을 조금 넘는 수치로, 인구대비 사망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멜번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 공공보건 전문가인 네이선 그릴스(Nathan Grills) 교수는 “기대수명은 68세이지만 평균연령 27세의 비교적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인도에서의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도의 13억 인구를 고려, 피해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 인도의 일일 사망자 그래프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중남미 국가들, 피해 규모 계속 증가= 유럽 국가들의 타격에 이어 지금은 중남미 국가에서 감염 확진 및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은 현재 474만 명 이상의 감염자로 미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를 보이며 14만1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콜롬비아와 페루에서는 각 80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왔지만 현재까지 사망자는 각각 2만5,400명, 3만2,100명 선으로 사망 비율은 브라질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반면 미국과 이웃한 멕시코는 73만 건 이상의 감염 확진 건수에 사망자도 7만6천 명을 넘어서 남미 국가들과 비교됐다. 다만 멕시코는 감염자 급증 시기를 넘겨 신규 발생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이와 달리 아르헨티나는 현재 71만 명 넘은 이들이 감염자로 판명됐다. 또한 사망자도 1만5,700명을 넘는 등 피해 규모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은 COVID-19의 가장 큰 피해국이다. 이날(9월 29일)까지 715만 명 이상의 감염자에 사망자는 이미 2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런 한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두 번째 감염자 파동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 유럽 일부 국가의 감염자 발생 추이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미국 뉴욕 주, 대부분 국가보다 피해 많아= COVID-19의 가장 큰 피해국가인 미국에서 감염 및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뉴욕 주이다. 전체 인구 1천940만 명이 달하는 뉴욕 주는 최소 3만1,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스페인, 프랑스, 페루의 피해 규모와 유사한 수치이다. 뉴욕 주를 하나의 국가로 간주한다면, 전 세계에서 7번째 많은 사망 사례이다.
미국 내에서 뉴욕 주에 이어 피해가 큰 지역은 이웃인 뉴저지(인구 880만 명)로 1만6,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 중이며, 텍사스(인구 2천900만 명)가 1만5,700명의 사망자로 뒤를 잇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 주(3천951만 명. 미국 전체 3억2,820만 명 중 10분의 1 이상)에서의 사망자도 1만5,600명을 넘어섰다.
다만 현재까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 주 및 뉴저지 주는 최근 들어 사망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인구 2천148만 명, 사망자 1만4천 명) 주의 경우 감소를 보이던 사망자 수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 미국 일부 주(State)의 사망률
Source: Johns Hopkins University
■ 호주, 미국보다 앞선 방역 성과= 호주는 미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나은 방역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만약 호주가 미국의 한 주(State)라면, 사망자 수에서는 오클라호마 주(인구 400만 명, 사망자 1천 명 선)와 뉴멕시코 주(인구 2천100만 명, 사망자 870명 선) 사이(34번째)에 기록된다.
호주 인구는 텍사스 주(2천900만 명)보다 적으며 사망자는 현재까지 882명으로 텍사스의 1만5,745명에 비해 크게 낮다.
▲ 미국과 비교한 호주
호주가 미국의 한 주(State)라면, COVID-19 피해는 52개 주 가운데 34번째에 해당한다. 그래프 : Johns Hopkins University
■ 감염 대비 사망률은 낮은 편= 전체 감염자 대비 사망 건수는 의료 시스템, 대규모 검사 용량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 사망률은 낮은 편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의 3%가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낮은 사망자 수는 대유행 초기부터 검사 건수를 크게 확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의 직접적인 사례는 이탈리아를 꼽을 수 있다. 이탈리아는 COVID-19 확산 초기, 감염자의 14.5%가 사망했지만 6월 이후에는 11.6%로 낮아졌다.
▲ 대륙별 감염자 대비 사망 비율
그래프 : Johns Hopkins University
■ 100만 명 사망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이 COVID-19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사망자가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일부 지역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바이러스가 소멸되기까지 사망자는 계속될 것이다. 물론 전체 3천340만 명 이상의 감염자 가운데 3천200만 명 이상은 살아남았다.
그렇지만 COVID-19의 직접적인 피해 외 장기적인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뇌졸중 위험 증가, 신경쇠약, 정신건강 등은 향후 각국이 공공보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피해는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한 국가 내에서 지역 경계가 봉쇄되고 국경 또한 거의 막힌 상태이다. 수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떨어져 사는 가족과도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인생의 주요 이정표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은 차치하고, 무엇보다 100만 명이라는 소중한 이들을 잃은 사람들에게 COVID-19는 진정 큰 상처를 남겼으며, 지금도 이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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