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아프리카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에서 40년 이상 의료활동을 펼치다 지난 달 알 카에다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호주인 의사 켄(Ken)과 조설린 엘리엇(Jocelyn Elliott)씨 부부. 피납 3주가 지난 후 부인 조설린씨만 석방됐다.
40여년 의료 활동... 정부, “어려운 외교적 상황” 언급
호주 의사 부부로 지난 1월16일 새벽 4시경(호주시간) 서부 아프리카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자택에서 알 카에다(al-Qaeda) 무장세력에 납치(본지 1176호 보도), 충격을 주었던 켄(Ken)과 조설린 엘리엇(Jocelyn Elliott) 부부 가운데 조설린씨가 피납 3주만에 석방됐다고 지난 일요일(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인터넷 판을 통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하마도 이수푸(Mahamadou Issoufou) 니제르(Niger) 대통령은 엘리엇 여사를 대동한 니제르 남서부 도소(Dosso)에서의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아직 억류중인 남편 켄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르키나 파소에서 40여년 간 의료활동을 펼쳐온 켄씨 부부의 세 자녀들은 지난 일요일, 보도자료를 통해 “어머니의 안전한 석방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자녀들은 “어머니는 지난 40년 이상 아버지(Dr Ken Elliott)를 도와 부르키나 파소 사람들을 위해 일해 오셨다”며 “비록 지금은 떨어져 있지만 부모님께서는 부르키나 파소와 그 주변 지역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의료치료와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녀들은 이어 “우리는 그들(알 카에다 무장세력)이 자신들의 도덕적 원칙에 따라 어머니를 석방한 것처럼, 그 지역사회를 위해 반평생 이상 헌신해 온 노령의 아버지 역시 안전하게 풀어줄 것이라 믿고 있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표했다.
엘리엇씨 부부는 28명이 희생된 부르키나 파소의 수도 와가두구(Ouagadougou) 테러 직후인 지난 1월15일(현지시간) 납치됐다.
80대의 서부 호주(WA) 출신 부부는 지난 1972년 부르키나 파소 북쪽의 지보(Djibo)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척박한 땅에 발을 내딛었다.
의사 켄씨는 이 지역의 유일한 외과의사였으며, 한 달에 159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했다.
알 카에다 마그레브 지부의 무장세력(AQIM)은 지난 주 토요일(6일), 자신들이 이번 피랍사건의 주동자이며 의사 부인인 조설린씨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결정했음을 알리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그들은 또한 “이번 납치는 포로로 잡힌 동료의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납치 목적을 밝혔다.
AQIM은 이번 석방이 대중들의 압력과 함께, 전쟁에 여자는 개입시키지 말라는 알 카에다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알렸다.
줄리 비솝(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은 엘리엇 여사와 호주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고,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도 지난 일요일, ABC방송을 통해 부르키나 파소와 니제르 정부의 협조 및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아직 억류중인 켄 엘리엇씨의 석방에 대해 “매우 어려운 외교적 상황”이라는 전망을 언급했다.
수상은 이어 “부르키나 파소 정부는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우리(호주) 정부는 켄씨의 석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