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임대료 상승으로 매 주 수입의 3분 1가량 또는 그 이상이 임대료로 지출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드니-멜번 세입자, 소득의 3분의 1가량 임대료로 지출
호주인들 사이에 “주택가격이 미쳤다”는 하소연은 허튼 소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근래 지나치게 상승한 주택가격으로, 임대료 또한 덩달아 오른 탓에 특히 시드니 및 멜번의 경우 세입자들이 임대료로 지출하는 비용은 소득의 3분 1에 달한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최근 부동산 정보회사인 ‘Finder.com.au’의 집계 결과 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임대료는 각각 주 수입의 37.9% 및 30.7%에 이를 만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즈번(Brisbane) 또한 세입자가 임대료로 지출하는 비용은 수입의 28.4%로 높은 편이었다.
이번 자료를 집계한 ‘Finder.com.au’의 베시 핫산(Bessie Hassan)씨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주거비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도시 가운데 임대료 부분에서 가장 합리적 가격을 보인 곳은 호바트(Hobart)로, 세입자들이 임대료로 지출하는 부분은 주 수입의 25.2%였다. 이는 호주 전체 평균과 일치하는 수치이다.
빅토리아 주 민간단체인 ‘임대자 연합’(Tenants Union of Victoria)의 정책 담당자 옐 카스피(Yaelle Caspi)씨는 “멜번의 각 가정이 임대료 지급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카스피씨는 “임대료는 각 가정의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저소득 가정이 겪는 고통은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자료에 따르면 현재 멜번의 임대료 중간가격은 지난 해 12월 분기보다 10달러 상승했으며 유닛 임대료 또한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시드니의 아파트 임대료는 주당(weekly) 510달러에서 500달러로 떨어졌지만 단독주택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 추세이다. 특히 시드니의 경우 임대료 지출은 평균 37.9%이지만 그 이상을 지출하는 가정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리힐(Surry Hills)에 거주하는 뮤지션 패니 럼스든(Fanny Lumsden)씨는 매주 240달러를 쉐어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 이는 그녀의 주 수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음악활동 외에 다른 경력이 없기에 그녀의 주 수입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주택 임대료는 그녀에게 있어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녀는 음악활동 외에 임대료를 감당하기 위해 다른 두 가지 파트타임 일자리를 가져야 했다.
‘Finder.com.au’가 분석한 이번 자료는 지난 달 코어로직(CoreLogic) 데이터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이 내놓은 가장 최근의 주별(weekly) 임금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