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후각과 미각 등 신경학적 증상을 우려할 수 있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바이러스가 뇌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 파킨슨병과 같은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은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병 환자의 뇌 변화 영상. 사진 : ABC 방송
전문가들 경고, 후각-미각상실 등 신격학적 증상 외 뇌손상 초래 가능
COVID-19 감염이 폐렴 문제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후각과 미각 등 신경학적 증상을 우려할 수 있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바이러스가 뇌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 파킨슨병과 같은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과거에도 발생됐던 사례로, 1918년 스페인 독감(Spanish flu)이 유행한 지 5년 후 파킨슨 병 발병률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한 바 있다.
뇌와 정신장애 및 심혈관 질환 치료에 대한 임상-응용 연구를 수행하는 멜번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 기반의 의학 연구소 ‘Florey Institute of Neuroscience and Mental Health’(이하 ‘Florey Institute’)의 케빈 번험(Kevin Barnham) 교수는 “신경질환의 ‘침묵의 물결’(silent wave)이 이번 전염병 사태에 이어 발생될 것으로 본다”고 경고했다.
번험 교수는 “파킨슨병은 복잡한 질병이지만 원인 중 하나는 염증이며, 이번 바이러스가 이 염증 유발을 촉진한다”면서 “염증이 뇌에 파고들면 일련의 사건이 시작되어 궁극적으로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Florey Institute’ 연구원들은 최근 ‘파킨슨병 저널’(Journal of Parkinson's Diseas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우려를 언급하면서 이 과정을 ‘이중 적중 가설’(two-hit hypothesis. 대부분의 종양 억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통해서든 후생유전적 정숙을 통해서든 두 개의 알레르기 모두 비활성화 되어 표현적 변화를 일으키도록 요구한다는 가설)로 설명했다. 즉 뇌는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나중에는 다른 무언가가 나타나 더 많은 손상을 주어 결국 파킨슨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번험 교수는 “이미 파슨슨병의 원인이 이 바이러스와 함께 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멜번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 기반의 의학 연구소 ‘Florey Institute of Neuroscience and Mental Health’의 후각상실 테스트 기기. 동 연구소는 이를 통해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 : ABC 방송
이에 대해 “COVOD-19를 앓은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에 걸릴지 추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번험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파킨슨병 위험은) 진정 우려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파킨슨병을 앓게 될 사람들의) 숫자를 말할 수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3천만 명 이상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에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조금만 바뀌어도 보다 많은 이들이 이 병의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COVID-19가 단기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지만 잠재적이고 장기적 영향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애들레이드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 인지실험실 책임자인 린세이 콜린스-프라이노(Lyndsey Collins-Praino) 박사는 “COVID-19에 감염됐던 환자들 모두가 파킨슨병에 걸릴 것이라는 것은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연구원들은 COVID-19에 감염된 이들이 향후 어떻게 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증상이 어떻게 변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Florey Institute of Neuroscience and Mental Health’의 케빈 번험(Kevin Barnham) 교수(사진 오른쪽)와 리아 뷰챔프(Leah Beauchamp. 사진 왼쪽) 연구원. 사진 : ABC 방송
질병의 조기 징후 확인을 위한 후각검사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그 징후는 후각 감소와 같은 문제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 10년 전에 보일 수 있다.
‘Florey Institute’ 연구원들은 50세 이상 모든 이들에게 배포할 수 있는 후각검사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적절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 뇌의 다른 부분 기능을 시험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기반으로 파킨슨병의 초기 징후를 잡아낼 수 있다.
이에 대해 콜린스-프라이노 박사는 “조기 진단이 조기 개입으로 이어지고 뇌세포가 죽은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우리가 (손상을) 보다 일찍 발견할수록 개개인에게는 보다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치료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이 수치는 향후 20년 이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번험 교수는 “COVID-19의 조용한 물결 속에서 그(파킨슨병)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해 심각한 사회-경제적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Florey Institute’의 연구논문 공동 저자인 리아 뷰챔프(Leah Beauchamp) 연구원은 “(파킨슨병 대응의) 준비 기회가 있다”면서 “약 100년 전에는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지금 우리는 테스트 도구를 갖고 있으며 이 문제를 앞서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Florey Institute’는 현재 개발 중인 후각검사 도구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방정부의 미래의학 연구기금을 신청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