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크로스 달링허스트 로드(Darlinghurst Road) 상의 유명 업소였던 ‘드림걸스’(Dream Girls) 클럽. ‘Lockout Laws’가 시행 이후 이곳을 비롯해 킹스크로스 유명 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국제적 조롱거리”... 유명 칼럼니스트, ‘Lockout Laws’ 문제 지적
지난 2014년 2월 각 주류업소의 주류제공을 제한하는 ‘Lockout Laws’가 전격 시행된 이후 음주폭력은 줄었으나 밤 여흥이 사라지고 야간 경제가 몰락한 데 대해 NSW 주 정부의 ‘무능력’을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의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이 법에 대해 “몇몇 지도자들의 ‘성인군자 놀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국제적 놀림감’으로 전락했다”고 비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5일) 시드니 모닌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매트 배리(Matt Barrie)씨의 칼럼 ‘Would The Last Person in Sydney Please Turn The Lights Out’가 불과 24시간 만에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가진 ‘LinkedIn 호주’는 물론 시드니 뉴스 네트워킹인 ‘Sydney's reddit site’에서도 20만 명이라는 최고 구독률을 보이고 있다.
배리씨는 ‘프리랜서닷컴’(Freelancer.com)의 대표로 있으며, 8천400단어로 쓰여진 그의 이 칼럼은, 한때는 유명세를 떨쳤던 술집들과 함께 늘 붐비는 화려한 밤 여흥의 중심지였으나 이제는 굳게 문이 잠긴 채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시드니의 밤풍경에 대해 ‘치명상을 입은 나이트 라이프’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대표적 유흥지구인 킹스크로스(Kings Cross)의 유동인구가 84%나 감소한데 이어, 40여개의 유명 나이트 라이프 장소들 역시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도시는 과거 화려하고 활기찼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배리씨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이 칼럼에 대해 “아픈 곳을 제대로 건드렸다”며 “드러나진 않지만 (밤 여흥이 살아나야 한다는) 아주 강렬한 대중적 열망”이라고 주장했다.
“빅토리아의 주 수상 역시 이글을 트위팅했다”는 그는 “빅토리아 주는 문화적 측면에서 어떻게 사회 구조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도시가 디트로이트처럼 변해버린다 해도 문제될 것은 없으며, 그 어떤 법이 제정된다 해도 위험은 늘 있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배리씨는 이 칼럼에서 “시드니 도심 안의 밤 여흥은 강력한 알코올 규제의 여파로 점점 그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새 음주법(Lockout Laws) 시행은 결국 (자신의 추정을 전제로) 수많은 직업과 지역경제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시드니 나이트라이프의 완전한 몰락은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한 그는, ‘새 음주법 제정 배경에 대해 ’유언비어의 확산과 규제변경으로 인한 부정확하고 조작된 정보에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는 외출, 장소 및 취침 시간 등 밤 시간대의 활동에 대하여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며, 우리들 중 누구도 개인적 책임감이라는 점에서 신뢰받지 못한 채 이제는 시드니에서 밤 10시 이후 와인 한 병을 사는 것도 불법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술에 취한 누군가의 주먹에 의해) 사람이 죽을 수도 있기에 자정이 넘어 록스(Rocks)에서 스카치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불법이 되었다”고 글을 이어간 그는 “콜라를 섞어야 음주가 가능하며 이마저도 캔으로 마셔야 한다”고 썼다.
새 음주법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배리씨는 ‘야간 여흥을 즐기는 것이 불법’으로 지정된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오직 ‘스타 시티 카지노’(Star casino), 그리고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가 추진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바랑가루(Barangaroo) 개발단지의 새로운 카지노 뿐이며, 이곳은 24시간 주류 판매 라이센스를 가진 유리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배리씨는 NSW 주 자유당 정권이 그동안 밤 시간대 여흥을 즐기던 시민, 관광객, 기업체들에 대해 적용해온 방식을 통렬하게 비판하며, 이것을 ‘사회적 조작’(social manipulation)으로 간주했다.
“사실은 전혀 연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밤 시간대에 음주의 즐거움에 빠져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우연히 발생한 몇몇 비극들(취객의 주먹에 목숨을 잃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게 함으로써, 모두에게 죄책감을 느끼도록 속여온 것”이라고 주장한 그는, 토마스 켈리(Thomas Kelly)와 데니얼 크리스티(Daniel Christie)의 ‘원 펀치’ 사망 사건 이후 시드니의 밤 여흥 규제를 위한 법들이 신속하고 급속하게 재정비되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 칼럼에서 제기한 주장들에 대해 영국의 글로벌 잡지 ‘모노클’(Monocle) 편집장인 타일러 브룰리(Tyler Brulee)씨의 ‘시드니의 음주법에 대한 견해’와 러셀 브랜드(Russell Brand)의 시드니의 ‘우스꽝스러운’ 법에 대한 총해 등을 인용하며, 자신만의 견해가 아님을 피력했다.
배리씨는 “필요 이상으로 혹독한 이 규제는 호주 최대 도시의 퇴근 후 여가 생활(after-hours leisure)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낮 시간 활동에까지 파장을 주고 있다”면서 “이제 이 도시는 북한의 평양에서보다 술을 구입하기 어렵게 되었고,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까지 경찰견을 대동한 순찰의 대상이 되며, 일상적인 해변에서의 파티조차 수상 면허가 필요하게 되었음은 물론, 심지어 공원에서의 운동조차 규제의 대상이 되는 곳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 세계 유명 도시들 가운데 ‘밤의 지배자’(night mayor)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시드니는 프랑스의 보르도(Bordeaux), 스위스의 로잔(Lausanne)보다도 폭력조직의 사고가 적은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가 시민들의 안전에 관심을 두어 ‘성인군자 놀이’에 집중한다 해도 시민들의 안전에 위험을 주는 요소들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고 지적한 뒤 “태국에서 평균 3일에 한 명꼴로 호주인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밤에 시드니의 술집에서보다 침대 또는 사다리에서의 낙상으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배리씨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전체주의적 복지 지향 정책(정부의 과보호)이 시드니를 옛날의 조용한 과거로 되돌린다는 비난이라 보는가?”라고 전제한 뒤 “한때 세계 최고의 도시였던 시드니는 NSW 주 자유당 정부 탓에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이제 문제(시드니의 야간 경제를 되살리는 것)는 베어드(Mike Baird) 수상의 손에 달려 있다”고 글을 맺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